미 한인교회 목회자들이 국내 목회자보다 온라인 예배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메리카에반젤리컬대학(AEU)에서 박사학위를 준비하는 목회자 4인이 최근 미주성결교회 담임목사 7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미주성결교회 소속 교회가 190개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응답률이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가 조사 진행에 자문으로 참여했다.
응답자 중 ‘반드시 현장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58.8%였다. 올해 5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국내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같은 대답이 79%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20%가 넘는 차이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주환준 오레곤선교교회 목사는 23일 “코로나19 기간 현장 예배 금지, 모임 인원수 제한 등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강력한 제재를 경험한 한국교회가 현장 예배에 대한 절실함과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한인교회들은 온라인 예배의 긍정적인 측면을 더 크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주 목사는 “우리 교회도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새벽예배를 시작했는데 참석 성도 수가 2~3배 증가했다. 수요예배도 해외 선교사님들과 줌으로 연결하는 예배를 드리는 등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응답자의 65.2%는 현재 교회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으나 두 명 중 한 명은 ‘미디어 담당자가 부재’(53.2%)해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단 총회에 ‘온라인 콘텐츠 개발을 통한 저작권이 없는 자료 제공’(47.8%)과 ‘미디어 전문가 양성’(26.9%)을 요청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응답자 중 81%는 팬데믹 후에도 온라인 예배를 드리겠다고 답했다.
코로나 이후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교인들의 신앙 수준과 소속감 약화’(31.3%)가 가장 높았다. ‘젊은 세대 이탈’과 ‘현장 예배 인원 감소’는 각각 18.8%로 뒤를 이었다.
주 목사는 “코로나 이후 현장 예배에 참여하는 성도 수가 줄었는데 그중에서도 젊은 세대의 감소를 호소하는 주변 목회자들의 이야기가 많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온라인 사역이라는 낯선 길을 가면서 고민했던 동료 목회자들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나타날 과제를 잘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일에 교회와 교단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