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XXX, 배신자”…서해피격 유족, 서욱에게 달려들어

입력 2022-10-21 15:53
'서해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오른쪽)가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은폐 의혹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는 서욱 전 국방장관에게 소리치고 있다. 이씨는 서 전 장관에게 갑작스럽게 달려들었지만 방호 요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약 4시간 만에 끝났다. 앞서 법원에 들어서며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 말에 아무 대답 없이 법정으로 들어선 서 전 장관은 법원을 나서는 과정에서도 입을 굳게 다문 채 걸음을 옮겼다.

서울중앙지검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공용전자기록손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서 전 장관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서 전 장관은 오후 1시50분쯤 법정에서 나왔다.

'서해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오른쪽)가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은폐 의혹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는 서욱 전 국방장관을 쳐다보고 있다. 이씨는 서 전 장관에게 갑작스럽게 달려들었지만 방호 요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연합뉴스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서 전 장관이 법원 청사 밖으로 나오자 현장에 설치된 통제선을 넘어 그에게 달려들었다. 이씨는 “야 이 XX야 거기 서봐”라며 “야 서욱 이 XXX야, 이 배신자”라고 연이어 욕설했다.

법원 경위들이 곧바로 이씨를 제지했고, 서 전 장관은 이후 검찰의 승합차에 탑승해 서울구치소로 출발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이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던 중 해양수산부 공무원인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오른쪽)가 포토라인 안으로 들어와 서 전 장관에게 항의려다 법원 방호 요원들에게 막히고 있다. 연합뉴스

서 전 장관은 이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2020년 9월 국방부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서 관련 감청 정보가 담긴 군사기밀(SI) 삭제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합동참모본부 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쓰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허위 공문서 작성·공용전자기록 손상)도 있다.

감사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감사 결과를 보면 이씨 피살 이튿날인 9월 23일 오전 1시 열린 관계장관회의 직후 밈스에서 군 첩보 보고서 60건이 동시 삭제됐다. 국가정보원도 비슷한 시간 첩보 보고서 등 46건의 자료를 지웠다.

서 전 장관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문재인정부 청와대 ‘윗선’까지 겨누고 있는 이번 수사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을 나오면서 검찰이 전 정부 인사나 문재인 전 대통령 이름을 거론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말에 “전혀 안 나왔다”고 일축했다.

서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