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교회 떠나는 이유?…약자 돌보지 않아서”

입력 2022-10-23 07:30

“구약 속 심판하는 하나님은 왜 이렇게 잔인한가?” 이런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면 그 답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삼일교회(송태근 목사) 미셔널신학연구소는 데이비드 램 미국 미시오신학교(구약학) 교수가 다음 달 1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열리는 제3회 선교적 성경해석학 콘퍼런스 강사로 선다고 23일 밝혔다. ‘진노하시는 하나님과 선교: 하나님의 심판을 어떻게 선교적으로 이해할 것인가?’가 주제다.

램 교수는 하나님의 진노를 해석한 ‘내겐 여전히 불편한 하나님(2013)’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국민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진노에 대해 연구하면 할수록 하나님이 옳은 일에 진노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며 “하나님은 억압받는 자에게 긍휼을 베풀고 반대로 압제하는 자에게는 진노하신다. 우리는 출애굽기에서 그 긍휼과 진노를 가장 분명하게 볼 수 있다”고 했다.

하나님은 출애굽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압제한 파라오를 벌하고 애굽에 재앙을 내린 뒤 이스라엘 백성을 구출하다. 램 교수는 “크리스천들은 성경 속 하나님의 진노에 대해 불편한 느낌을 갖지만 사회적 약자가 억압받거나 착취당할 때 하나님이 진노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위안이다. 우리는 나치 전범이나 강간범 등에 대한 재판을 볼 때 공동체적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냐”고 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모두 강조했다. 램 교수는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의 관계에 대해 “하나님은 선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악을 심판하신다고 말하고 싶다. 그 예로 부모의 훈육을 들 수 있다. 아이에게 ‘나쁜(mean)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아이의 잘못을 꾸짓지 않는 부모가 있다면 그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그건 아이를 망치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진노하시는 하나님과 선교의 관계가 궁금했다. “둘 사이에는 많은 연결점이 있다. 첫째 압제에 진노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은 젊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사회 정의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비신자에게 전도할 때 강조해야 한다. 둘째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얘기는 크리스천의 우선 순위를 돌아보게 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하나님의 선교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미 양국 교회 위축에 대해 물었다. 그는 “우리가 하나님, 말씀, 기도에게 집중한다면 하나님은 우리가 할 일을 알려주실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이 바라시는 일을 하고 그 결과는 선교의 주인되시는 하나님에게 맡기면 된다”고 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교회가 예수님이 불러모았던 소외된 자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램 교수는 미국 교회나 한국 교회 안에 축복과 은혜를 강조한는 분위기와 관련 “바울은 ‘성경은…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딤후 3:16)하다고 했다. 성경에 나오는 순종과 심판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예수님이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마 7:13)라고 경고했다”며 한쪽만 강조하는 복음을 경계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하나님의 감정(The Emotions of God)’을 출간했다. 램 교수는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연민을 좋아하지만 그의 증오 질투 분노 슬픔 기쁨 때문에 혼란스러한다. 나는 앞으로 하나님의 감정에 대해 더 많이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램 교수 외 김희석 안석일(이상 총신대) 최윤갑(고신대) 교수 3명이 콘퍼런스에서 강의한다. 삼일교회는 2019년부터 미시오신학교와 신학 분야 교류를 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