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때와 판박이’ 공공기관 혁신안…원희룡 “많이 비슷”

입력 2022-10-21 13:46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혁신안이 이명박정부 당시의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보여주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지금 정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혁신안 가이드라인이 맞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원 장관은 “저 방향이 맞다”고 답했지만, 이는 이명박정부 때 추진하던 계획이었다.

홍 의원이 “장관이 보기에도 비슷하지 않느냐”라고 묻자 원 장관은 “많이 비슷하다”고 답했다. 실제 국토부의 산하기관 혁신안을 보면 비핵심 업무 축소, 민간위탁 확대, 조직 개편, 정원 감축, 업무 자동화 등 대부분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홍 의원은 “그간 근로자 처우개선, 고용안정을 위해서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는데, 정부가 나서서 고용안정을 저해하는 건 혁신이 아니라 ‘역행’이고 ‘반개혁’”이라며 “공공에서 근로자 권리 보호를 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국민 서비스 개선을 이뤄야 하는데 졸속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애꿎은 약자들만 피해를 보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원 장관은 “구체적인 기관 혁신과 업무 조정 내용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염려는 충분히 이해하고 감안하겠다”고 답했다.

원 장관은 이밖에 부동산 시장에 대해 폭락 국면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평균 50% 올랐다가, 6%가량 내렸다”며 “50% 오른 가격이 6% 내린 게 폭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주택시장 폭락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서울 아파트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역대 가장 낮은 2만 가구 수준을 기록했는데, 가장 많았을 때는 8만 가구까지 갔었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예정된 분양·입주 물량 자체가 적어 가격 폭락을 단정 짓는 건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원 장관은 “매도인 호가도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고, 시장 가격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특정 국면으로 단정 짓기 이르다”라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