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회유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혐의 관련 진술을 받아낸 게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측 공세에 “공범 측으로 판단되는 곳에서 회유하려 한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며 역공에 나섰다.
민주당은 검사실에서 유 전 본부장과 그의 동거녀를 만나게 하는 식으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대선자금 8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하도록 유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펼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동거녀를 만나게 한 건 사실이지만 필요한 조사가 있기 때문이었다며 회유 의혹을 반박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의) 공범 측이라고 판단되는 곳에서 (유 전 본부장을) 회유하려 한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던 걸로 파악하고 있다”며 “저희로서는 분명히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도 언급했던 내용이다. 당시 송 지검장은 ‘검찰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나’라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검찰은 오히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 선임 과정이 그를 회유하려는 과정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실혼 배우자를 불러 유 전 본부장과 같은 조사실에서 조사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현금이 오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한 통상적인 절차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부원장을 체포하는 데 있어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검찰이 회유·협박한 게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검찰은 “수사팀을 공격하기 위한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이를 반박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으로 추가 기소된 사건에서 민주당계 인사인 A변호사를 새로 선임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2020년 총선 민주당 경선에도 출마했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에 따라 공범 측에서 A변호사를 유 전 본부장에게 붙여 김용 부원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막으려 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민주당에서 나온 회유설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총장은 “과거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수사할 때 회유 문제가 나와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검사들이 시달린다”며 “어떤 검사가 자기 인생을 유아무개(유동규)라는 사람에게 걸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회유하면 오히려 구속시켜 놓고 하지 구속기간 만료로 나간 사람을 회유할 수 있겠느냐”라며 “이분은 검찰에 검거될 때 휴대전화를 집어 던졌고 극단적 선택도 시도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회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시는지 대단히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