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설’ 女배구 이재영, 또 피해자에 법적 대응

입력 2022-10-21 05:44 수정 2022-10-21 16:29
학교폭력 가해 논란에 휩싸인 배구선수 이재영(왼쪽)·이다영 자매가 지난해 10월 16일 오후 그리스 리그 PAOK 테살로니키 구단에 합류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내 배구계에서 퇴출된 배구 선수 이재영(26)의 복귀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이재영이 피해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소식이 전해졌다.

19일 MBC에 따르면 이재영은 자신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던 학폭 피해자들에게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자 검찰에 이의신청을 했다.

앞서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지난해 4월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폭로 내용에 일부 거짓이 섞여 있다며 피해자를 고소했다.

국내에서 그리스 리그로 떠났던 이재영은 지난해 11월 부상으로 국내에 돌아온 뒤에서 피해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모두 3차례 경찰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왼쪽부터 이재영 이다영 자매. KBS 방송화면 캡처

이재영과 쌍둥이 자매 이다영은 지난해 6월 언론 인터뷰에서 피해자에게 상처가 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피해자의 폭로내용 중 사실이 아닌 부분도 많다고 주장했다.

이재영은 당시 “(이다영이) 칼을 휘두르지도 않았어요. 손에 들고 있었던 거지”라며 “무릎 꿇고 사과하고, 서로 걔도 울고불고 서로 ‘미안하다. 잘못했다. 아니다’ 이렇게 해서 잘 풀었다”고 말했다.

이다영도 피해자의 폭로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다며 “내가 칼을 대고 목에 찌른 건 전혀 없었던 부분이다. 그걸(칼) 들고 욕을 한 것뿐”이라고 했다. 이어 “나와 엄마가 선수들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했다. 그 친구한테 미안하다 잘못했다 했고 그 친구도 받아주고 풀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영은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 분명히 밝히고 싶었지만 구단에서는 무조건 사과문을 써야 한다고 요구했고, 문구도 다 보내줘서 그대로 받아 적어 썼다”며 “구단에서는 그렇게 해야 빨리 무마가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그리스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도 “잘못된 행동에는 당연히 책임을 지고 평생 사죄해야겠지만, 하지 않은 일까지 모두 가해 사실로 알려져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2022~2023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진행된 서울 강남구 리베라 호텔 인근에 최근 이재영과 2차례 만난 페퍼저축은행을 규탄하는 트럭이 서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이재영의 국내 복귀설이 거론되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여자배구 7번째 구단인 패퍼저축은행이 최근 이재영을 두 차례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19일 “구단이 이재영 선수와 만나서 오히려 감사하다. 선수 의견을 타진하는 차원에서 만났다고 한다. 다른 구단도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이재영 영입을 원하는) 생각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현재 자유계약선수(FA)인 이재영을 어떤 구단이 만나든 문제가 될 것은 없다”며 “구단에서 베테랑이나 에이스 영입을 검토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재영을) 재기하게 해주고 싶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런 자충수를 구단이 둘 이유도 없다. 현재까지는 그저 알아보는 수준에서 만나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감독은 “선수가 과거의 일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갖고 공개적인 사과 등을 해야 한다”며 “그게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영의 복귀설에 배구 팬들은 여자배구 미디어데이가 열린 행사장과 페퍼저축은행 구단의 연고지 광주시청 등에 근조 화환과 시위 트럭을 보내 항의했다. 여자배구 팬들은 “학교 폭력범 복귀 절대 반대한다” “여자배구는 죽었다” “팬들은 화해할 생각 없다” 등의 문구를 띄우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지난해 2월 학교폭력 논란이 제기된 후 소속 구단이던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이들은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로 이적했다. 이재영은 부상으로 귀국해 재활 치료 중이고, 이다영은 루마니아 리그로 이적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