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사기 범행을 저지른 보이스피싱 조직 두목이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조직 ‘민준파’의 총책 A씨와 부총책 B씨를 2년간 추적 끝에 필리핀에서 붙잡아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가 ‘민준’이라는 가명을 사용해 이 조직은 통칭 민준파라고 불렸다. A씨, B씨 모두 30대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필리핀 마닐라를 거점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해 활동했다.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피해자를 모은 뒤 “대출 실행 전에 원금을 일부 상환해야 한다”고 속여 지정된 계좌로 돈을 입금받아 빼돌렸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562명, 피해 금액은 총 108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거는 ‘전화 상담책’, 국내에서 피해금을 인출하는 ‘인출책’, 피해금을 환전해 송금하는 ‘환전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러왔다.
경찰은 2020년 인출책 등 국내 활동 조직원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민준파의 존재를 인지했다. 이후 파악된 조직원 64명 중 총책을 비롯한 24명을 검거했다. 나머지 조직원 40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