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대형사업 위한 가용예산 부족…비상경영 선언

입력 2022-10-20 12:48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이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사업비 확충을 위해 재정위기에 준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연수구 제공

인천 연수구가 청소년수련관·연수문예회관·송도국제도서관 건립 등 대형사업비의 확충을 위해 재정위기에 준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구는 20일 추가보조금 지원 없이 대형사업들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보고 긴축 재정과 함께 인천시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시비 보조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지방이양 결정 이전에 사업계획과 투자심사를 마쳤지만, 이후 구의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분담 비율 설정으로 대형사업들을 추진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설명이다.

구는 지난 2019년부터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를 거쳐 청소년수련관·연수문예회관·송도국제도서관 건립 등 총사업비 1300여억원 규모의 대형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이들 대형사업은 당초 구비 분담률 10∼50%를 전제로 균특회계 지방이양 결정 전에 사업계획과 투자심사를 끝낸 상태로, 국·시비 지원이 이뤄져야 정상적으로 추진 가능하다.

그러나 균특회계 지방이양 이후 정부 지원이 중단된 데 이어 시가 관련 조례를 근거로 30%(공공건축물 건립 보조율)만 지원하기로 하면서 구가 나머지 사업비 70%를 떠안게 됐다. 당장 청소년수련관·연수문예회관·송도국제도서관 건립에만 앞으로 들어가야 할 구비는 776억원에 이른다. 반면 구의 1년 가용예산은 7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구는 현행 30%의 공공건축물 건립 보조율을 세분화해 50%에서 최대 70%로 상향 조정하는 현실적인 시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경기 파주시와 충북 보은군 등은 청소년수련관 건립 등의 사업이 지방이양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도비로 60∼80%를 지원받고 있다.

또 구는 송도국제도시 8공구 복합문화시설 건립사업에 대해서도 송도의 개발 주체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사업 주체로 나서거나 사업비 100억원 전액을 지원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기업인의 경험을 살려 시와 소통하며 새로운 각오로 구의 재정을 정상화시키겠다”며 “어려운 시기 어떤 역경과 마주하더라도 1천여 공직자와 함께 재정 문제 해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