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는 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컴퓨터그룹 김상철 회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0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한컴 본사 및 김 회장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가상화폐 ‘아로와나토큰’과 관련한 서류 및 전자정보, 김 회장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아로와나토큰 사업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그룹 지주사인 한컴위드가 지분을 투자한 가상화폐다.
이 코인은 지난해 4월 20일 거래소 빗썸에 상장된 지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1075배인 5만3800원까지 치솟아 시세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날 기준 빗썸에서 아로와나토큰은 302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아로와나토큰과 관련해 거래소 빗썸에 대한 금융 당국의 특별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로와나토큰을 발행한 한컴과 빗썸이 사전에 상장일을 협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손실을 입은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거래소에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코인을 상장하고 (상장)폐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이 아로와나토큰 사업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지난해 10월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과 측근 인사의 녹취록에는 ‘아로와나토큰 실소유주를 김 회장으로 하는 이면계약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녹취록에서 김 회장은 측근 인사에게 ‘(토큰을) 500만개씩 10명에게 줘서 돈을 만드는 방법도 상의하라’는 말을 한다. 김 회장은 이 대화에서 ‘비자금을 만들어서’라고 언급한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아로와나토큰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한컴 측은 제보자가 악의적으로 대화를 편집했다면서 비자금 조성 및 시세 차익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이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김 회장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