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투병 중인 방송인 서정희(59)가 전남편인 개그맨 서세원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엘리베이터 폭행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서정희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과거 촬영한 화보와 국민일보 더미션에 실린 ‘역경의 열매’ 내용 일부를 공유했다. 서정희는 지난 9월부터 연재되는 ‘역경의 열매’를 통해 자신의 과거 삶에 대해 진솔한 고백을 들려주고 있다. 그는 “궁금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TV에 나온 엘리베이터 사건이 대중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서정희는 “역경의 열매를 연재하면서 아픈 이야기를 쓸까 말까 생각하니 힘들고 신중해진다”고 고백하면서 전남편 서세원과의 결혼생활을 언급했다. 서세원은 2014년 서정희를 폭행한 뒤 엘리베이터까지 다리를 잡고 끌고 가는 CCTV 영상이 공개돼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서세원은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정희는 “결혼 후 나는 최고의 삶을 누렸다.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승승장구하는 남편을 뒀고, 책을 쓰고, 인테리어 분야 경력도 꾸준히 쌓았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열심히 해 행복했다. 많이 못 배운 나의 한을 풀어줬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 32년.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저 흉내만 내며 살았다. 그러다 허무맹랑한 꿈을 꿨다”며 “남편을 목회자로 만들어 올곧은 사람으로 변화시키겠다고 생각했다. 그 심지에 불을 붙이기만 하면 바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졌다”라고 했다.
또 “사실 이혼의 원인은 내 책임도 없지 않다. 대중에게 내조 잘하고 아이 잘 키우는 모습을 보였지만 숨겨진 반항 기질이 있었다. 잘 참다 한 번씩 올라올 때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대성통곡을 해서 그를 힘들게 했다”면서도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나는 단순한 사람이다. 울다가 사탕을 주면 울음을 ‘뚝’ 그치는 어린아이를 떠올리면 된다. 사소한 것이라도 좋아하는 것을 하면 껑충껑충 뛰며 기뻐하는 게 나란 사람이다”라고 했다.
서정희는 “이혼녀. 엘리베이터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꼬리표를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더 이상 군색한 변명 따위는 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진짜 서정희로 살겠다. 부디 새 가정을 꾸린 그분도 주님과 함께 멋진 삶을 살길 기도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정희는 1982년 개그맨 서세원과 결혼해 슬하에 딸 서동주와 아들 서종우를 뒀지만 2015년 이혼했다. 서정희는 올해 초 유방암 초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마쳤으며 현재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