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색 막은 민주당 “檢 논리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 같다”

입력 2022-10-20 09:21 수정 2022-10-20 11:19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19일 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검찰이 철수 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민주당 당사 내부 민주연구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려 한 것에 대해 “살 1파운드만 떼어 가겠다는 베니스 상인의 샤일록 같은 논리”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은 실제 수사 목적이라기보다는 보여주기식 정치 쇼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집무공간만 하겠다고 하지만 베니스 상인에서는 살 1파운드만 떼어 가겠다며 재판을 한다”며 “당사에 버젓이 있는 민주연구원에만 들어가겠다는 것은 (샤일록의) 살 1파운드와 같은 논리”라고 했다.

셰익스피어 5대 희곡 중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채무자의 살 1파운드를 떼어 가려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검찰 압수수색을 이에 비유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TBS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김 부원장이 민주연구원 사무실에 실제 출근해서 근무한 시간은 11일, 14일, 17일 1시간씩 3시간밖에 안 된다”며 “이런 정도라면 김 부원장이 다녔던 단골 식당까지 다 압색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민주당 당사를 겨냥한 것이 아닌 혐의점이 있는 김 부원장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수억원대 뒷돈 수수 의혹을 받는 김 부원장을 체포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민주당 당사 내부에 위치한 김 부원장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시도했지만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에 결국 7시간여 만에 철수했다.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 민간 사업자들로부터 수억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는 “민주당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는 제1야당 심장부에 대한 침탈행위”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당사는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했다.

야당의 이 같은 압수수색 저지에 대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떳떳하다면 문을 열고 정당한 법 집행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 압수수색에 협조하지 않는 청와대를 향해 민주당은 ‘결백하다면 당당하게 청와대 문을 열어주고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해 소명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며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따라 진행된 검찰의 법 집행 절차를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