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민주당 당사 내부 민주연구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려 한 것에 대해 “살 1파운드만 떼어 가겠다는 베니스 상인의 샤일록 같은 논리”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은 실제 수사 목적이라기보다는 보여주기식 정치 쇼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집무공간만 하겠다고 하지만 베니스 상인에서는 살 1파운드만 떼어 가겠다며 재판을 한다”며 “당사에 버젓이 있는 민주연구원에만 들어가겠다는 것은 (샤일록의) 살 1파운드와 같은 논리”라고 했다.
셰익스피어 5대 희곡 중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채무자의 살 1파운드를 떼어 가려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검찰 압수수색을 이에 비유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TBS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김 부원장이 민주연구원 사무실에 실제 출근해서 근무한 시간은 11일, 14일, 17일 1시간씩 3시간밖에 안 된다”며 “이런 정도라면 김 부원장이 다녔던 단골 식당까지 다 압색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민주당 당사를 겨냥한 것이 아닌 혐의점이 있는 김 부원장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수억원대 뒷돈 수수 의혹을 받는 김 부원장을 체포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민주당 당사 내부에 위치한 김 부원장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시도했지만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에 결국 7시간여 만에 철수했다.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 민간 사업자들로부터 수억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는 “민주당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는 제1야당 심장부에 대한 침탈행위”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당사는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했다.
야당의 이 같은 압수수색 저지에 대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떳떳하다면 문을 열고 정당한 법 집행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 압수수색에 협조하지 않는 청와대를 향해 민주당은 ‘결백하다면 당당하게 청와대 문을 열어주고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해 소명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며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따라 진행된 검찰의 법 집행 절차를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