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루나·테라USD 폭락 사태의 주요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여권 반납 명령 관련 공시가 19일 끝났다. 권 대표가 이후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효력이 상실된다.
외교부는 지난 5일 검찰의 요청에 따라 권 대표에 대한 ‘여권반납 명령 통지서 송달불능’을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여권법 13조에 따르면 여권 반납 명령 공시 이후 14일 이내에 여권 사무 대행기관·재외공간에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여권효력이 상실(행정무효조치)된다. 해당 공시는 지난 5일 게재돼 이날로 14일을 경과했다. 이에 따라 권 대표는 자연스레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만약 권 대표가 여권을 계속해서 반납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기 때문에 현지에서 강제 추방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권 대표는 해외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국산 암호화폐 테라·루나를 개발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로, 루나는 시가 총액 기준으로 한때 세계 10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 5월 테라와 루나가 동반 하락하며 일주일 만에 가격은 99% 폭락했고, 시가총액 50조원이 증발했다. 피해자들은 권 대표 등을 특가법상 사기 및 유사 수신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합수단(단장 단성한)은 지난달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창립 멤버인 니콜라스 플라티아스, 직원 한모씨 등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관계자 6명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후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현재 신병이 확보된 것은 자진 귀국한 업무총괄팀장 유모씨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또한 최근 권 대표가 은닉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950억원을 2차례에 걸쳐 추가 동결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에 권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와 해외 방송 플랫폼 등을 통해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려줄 순 없다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된 도피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18일 가상자산 팟캐스트 방송 언체인드에 출연해 “지난 5월 600억 달러 규모의 테라 에코시스템이 붕괴되기 전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했다”며 “어떤 정부도 우리가 도망갔다고 믿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검찰이 동결한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내가 기억하는 한 쿠코인이나 오케이엑스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정부가 670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동결했다면 내가 분명히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권 대표의 자금 동결을 위해 해외 거래소인 쿠코인과 오케이엑스에 협조를 요청했다.
권 대표는 앞서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도주설을 반박한 바 있다. 그는 “이미 말했듯이 숨으려고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산책도 하고 쇼핑몰도 간다”며 “지금은 내 집 안방에서 코딩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