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자유민주주의에 공감하면 진보든, 좌파든 협치하고 타협할 수 있지만,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라며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고 안보 상황도 녹록지 않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확신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한 당협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최근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언급하며 ‘종북 주사파 세력에 밀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윤 대통령 발언이 이 발언의 답변 차원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 “(이번 발언은)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과는 타협할 수 없다는 의미로, 국가 보위가 첫 번째 책무인 대통령으로서 기본적 원칙을 언급한 것”이라며 “헌법정신과 대통령의 책무를 강조한 발언을 두고 정치적으로 왜곡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윤 대통령은 종북 주사파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오찬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다시 도약시키고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를 선언하고 국민 앞에 나설 때 저의 모든 것을 던지기로 마음먹었다”며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도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돕겠다고 화답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해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외 위원장들과 각종 사안을 수시로 논의하는 원내부대표 채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낮 12시부터 1시간 반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나경원(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했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배석하는 등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이번 오찬 간담회는 국민의힘 비대위가 전국 사고 당협 정비를 추진하고 나선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이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한 자리에 모은 자리에서 ‘정진석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은 당협 정비 이슈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대위는 전국에 공석으로 비워져 있는 68개 당협위원장 자리를 채우고, 당무감사를 열어 일부 위원장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진석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헤드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공석인) 68개 당협위원장을 채우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서도 “사고 당협 68곳을 채우지 않고 전당대회를 치를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비대위의 역할은 위기 상황을 관리해 다음 지도부에 당권을 넘겨주는 것”이라며 “당협 정비는 전당대회를 조속히 치른 이후 차기 당대표 몫으로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헌 손재호 구승은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