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백화점에 해외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도용한 다수의 제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는 모습이 영상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이 같은 제품들을 자체 기술과 역량으로 만든 것이라며 소비품의 질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19일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에는 ‘이 시각 평양 그 한토막’이라는 제목의 4분짜리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지난 9일 촬영된 평양 제1백화점 내부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백화점에서는 2~11일 소비품 전시회가 열렸다. 매대마다 다양한 화장품과 공산품, 식료품, 전자제품 등이 진열돼 있는데 특히 유명 명품 디자인을 카피한 제품이 대거 포착됐다.
‘원동식료일용품생산소’라는 공장명 표시가 있는 매대에는 샤넬 로고가 박힌 가방이 진열돼 있었다.
버버리 특유의 체크 무늬를 도용한 가방과 디올 디자인을 갖다 쓴 향수병, 일본 스포츠기업 아식스 디자인이 적용된 운동화 등이 눈에 띄었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여기 전시회장의 모든 것이 모두 우리의 기술, 우리의 자재로 만든 우리의 것이 아닌가”라며 “신발도 옷도 식료품도 모두 우리의 상표가 붙은 우리의 제품들”이라고 했다.
영상에는 ‘별무리가방생산소’ ‘평양창광옷공장동평양직장’ ‘강계가방공장’ ‘나리화장품공장’ 등 현지 업체명이 노출됐다.
영상에 나온 주민들은 “신발이 가볍고 좋다” “모든 상품이 질적으로 다 올라갔다” “형식도 새롭고 질도 보니까 너무 좋다”라며 자부심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 젊은 북한 여성은 진열된 가방을 보고 “여러 가지 형태로 많이 나왔고 기호에 딱 맞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당대회와 시정연설 등에서 경공업을 발전시켜 필수 소비품 문제를 해결하라고 수차례 지시했다.
특히 구매력 있는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하고자 유명 해외 디자인을 도용하는 등의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