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집권 이후 여당이 극심한 내분을 겪은 데 대해 “대통령 되시는 분들은 대통령이 된 다음에는 자기를 뽑아준 정당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며 “그런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19일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당선되고 정부가 수립되자마자 여당에 분란이 일어났다고 하는 것은 여당이나 대통령이나 똑같이 왜 이런 사태를 일으킬 수밖에 없느냐를 냉정하게 한번 판단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준석 당시 당대표가 너무 말을 안 들어서 발생한 일인가’라는 진행자의 질의에 “말을 안 들었다기보다는 이준석 그 사람도 정치를 오래 해보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권력의 속성을 잘 모른다”며 “그렇다 보니까 이런 현상이 생겨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도 정치를 잘 모르고, 이 대표도 정치를 잘 모르다 보니까 어떤 선을 지키는 부분에서 잘 안 이뤄졌다고 봐야 하는 것이냐’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이후 대처 과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비속어를) 얘기했다는 사람도 있고 본인은 기억이 안 난다고 얘기를 하기 때문에 제3자의 입장에서 뭐라고 얘기를 할 수가 없다”면서도 “그런데 일반 국민의 75% 가까이가 비속어를 했다는 것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슬기롭게 넘어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나는 기억을 못 한다’고 (말하고) 넘어갔기 때문에 거기에서 사실은 상당히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이 형성되지 않았나 이렇게 본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실수는 이따금 사람이 할 수도 있는 건데 그 실수를 갖다 빨리 어떻게 시정하느냐 하는 것이 사실 중요한 과제”라며 “그것을 제대로 못 하지 않았나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잇따르는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정치를 오래 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나오는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은 말에 신중해야 한다. 말에 따라 정치인생이 풀릴 수도 있고 망칠 수도 있다”며 “마음대로 말하다 보면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