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계약심사서 감액 아닌 오히려 증액했다고?

입력 2022-10-19 09:27

경기도가 올해 계약심사 과정에서 공사원가가 오히려 적게 산정됐다며 증액했다.

A시 도로확장공사에서는 보도용 블록포장 작업 시 보통 인부로 설계돼 있는 노임단가를 포장공으로 공종에 맞게 변경했다. 또 기준보다 낮게 책정돼 있는 품질관리시험비를 조정하는 등 현장 여건을 반영해 설계비를 7억9578만원 증액했다.

B시 시설공사에서는 안전관리자 노무비, 안전시설비, 안전장구구입비 등 공사규모에 따라 반영돼야 하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누락한 것이 확인돼 안전관리비용 등 3503만원을 증액했다.

계약심사제도 도입 초기 너무 높게 책정된 원가 산정액을 줄여 예산을 절감하는 데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이처럼 정당한 대가 지급을 통해 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고 공사 품질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경기도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2606건, 1조2529억원 규모의 계약을 심사해 공사원가가 적게 산정된 발주사업에 대해 안전과 노동자 권익 확보 등의 이유로 59억원을 증액했다고 19일 밝혔다.

계약심사는 지방계약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나 용역, 물품구매 등을 위한 입찰이나 계약에 앞서 예정가격이 적게 책정됐거나 많이 계산되지 않았는지 원가 산정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도는 적합한 자재 및 공정 적용 확인, 과소 산정된 기술자수 조정, 일반관리비·이윤 등 간접공사비 법정요율 적용, 소규모 공사 특성 적용 등 현장 여건을 반영해 대가 기준에 비해 적게 설계된 부분에 대해 예산을 증액했다.

이와 함께 노동자 보호를 위해 최신 노임단가 반영, 공정에 적합한 직종의 노무비 적용, 주휴수당·보험료·퇴직공제부금비 등 법정비용 반영 등을 심사해 정당한 임금이 지급되도록 하고 있다.

최은순 도 감사관은 “계약심사는 예산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다”면서 “기준에 못 미치게 산정된 사업비의 경우 증액을 통해 제값을 받고 제대로 일하는 토대를 만들어 ‘기회의 경기’ 구현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