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일주일새 3번 노출... 대외활동 확대? [포착]

입력 2022-10-19 05:36 수정 2022-10-19 10:07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대한적십자사 바자행사에 참석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주일 새 3차례 언론에 노출됐다. 18일 대한적십자사 바자행사는 대통령실이 사전 공지한 공개 일정이었고, 나머지 2건은 비공개 일정이 뒤늦게 알려진 경우였다. 김 여사가 소외계층 돌봄을 중심으로 대외활동을 조금씩 늘려가는 모양새라는 해석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일각에서는 “홍보에 목적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여사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대한적십자사 바자행사’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59개 부스를 돌아보면서 바자행사에 참석한 봉사자를 격려했다. 또 기증품 및 재활용품 부스와 주한 외교사절단 부인들이 운영하는 부스에서 넥타이 코트 니트 같은 의류와 공예품 고추장 새우젓 등을 샀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지난 117년간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인도주의 사업을 선도해오신 대한적십자사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계신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위원과 수요봉사회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대한적십자사 바자행사에 참석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적십자사는 명예총재인 대통령의 부인을 매년 적십자 바자행사, 사랑의 선물 제작 등 이웃 사랑을 위한 행사에 초대하고 있다”며 “역대 대통령 부인 다수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례에 따라 대한적십자사에서 요청이 와서 김 여사가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일정은 대통령실이 전날 출입기자단에 사전 공지한 것이었다. 김 여사가 공개 일정에 참석한 건 지난 6월 1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예방 후 4개월 만이다. 당시 예방 일정은 미리 알려진 뒤 공개 일정으로 전환됐다. 이번 적십자 행사는 김 여사의 사실상 첫 단독 공식 일정인 셈이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말 경기도 성남의 사회복지시설인 '안나의 집'에서 봉사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나의 집'은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가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매일 최대 800여 명의 홀몸 노인, 노숙인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다. 15일 대통령실과 김 신부 페이스북 글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8월 31일 '안나의 집'을 방문, 급식소에서 설거지 봉사를 했다.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 페이스북 캡처

지난 16일에는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가 운영하는 ‘안나의집’에서 김 여사가 지난 8월 31일 2시간가량 배식과 설거지 봉사활동을 한 사실이 대통령실을 통해 뒤늦게 공개됐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안나의집은 노숙자와 청소년 등 소외계층에게 매일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자활시설을 운영하는 곳이다.

이 봉사활동은 김 신부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신부가 두 달 전 김 여사의 방문을 뒤늦게 공개한 건 ‘정인이 사건’ 2주기(10월 13일)를 앞두고 김 여사가 묘소를 찾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시 봉사활동이 기억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말 경기도 성남의 사회복지시설인 '안나의 집'에서 봉사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나의 집'은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가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매일 최대 800여 명의 홀몸 노인, 노숙인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다. 15일 대통령실과 김 신부 페이스북 글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8월 31일 '안나의 집'을 방문, 급식소에서 설거지 봉사를 했다.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 페이스북 캡처

김 신부는 당시 봉사를 끝난 후 김 여사 일행 중 한 명이 “혹시 이분이 누군지 아느냐”고 묻자 “죄송하지만 전혀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김 여사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김 신부는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며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성실하고 겸손하게 봉사했기 때문에 반가웠다”고 했다. 그는 “(김 여사가) 이야기 끝에는 저에게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그날 급식소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을 불러 고맙다고 인사한 다음 조용히 떠났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양부모의 학대와 방치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주기를 하루 앞두고 경기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 12일에는 정인이 사건 2주기를 맞아 경기도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에 있는 정인이 묘소를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다음 날 김 여사가 묘소를 방문한 사진과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2주기를 하루 앞두고 묘소를 찾은 것은 국민의 관심이 본인에게 쏠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소 생각 때문”이라고 전했다.

2주기를 하루 앞두고 경기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묘소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일각서 ‘기획 미담’ 비판도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말 경기도 성남의 사회복지시설인 '안나의 집'에서 봉사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나의 집'은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가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매일 최대 800여 명의 홀몸 노인, 노숙인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다. 15일 대통령실과 김 신부 페이스북 글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8월 31일 '안나의 집'을 방문, 급식소에서 설거지 봉사를 했다. 김하종(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 페이스북 캡처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대외활동 공개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7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장윤선 정치전문기자는 안나의집 봉사활동을 두고 “기획 미담”이라고 지적했다.

장 기자는 김 여사가 김 신부에게 안수기도를 받는 사진이 찍힌 것을 두고 “제가 신부님들 두 분께 전화를 드려 확인했는데 안수기도 시 사진은 찍지 않는다고 했다”며 “기도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누가 연출을 위해 기획하지 않는 이상 사진을 찍지는 않고 신부님들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건 기획 미담”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봉사하고 끝내면 되는데 이 사실을 꼭 알린다. 홍보에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의 이목은 김 여사가 향후 대외활동을 확대할지, 한다면 어떤 식으로 할지 여부에 쏠려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안나의집 봉사활동 직후 “김 여사는 미혼모와 장애아동,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와 자연재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위한 비공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는 비공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경우에 따라 언론의 취재가 있으면 답하는 방식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도 김 여사가 비공개 봉사활동을 지속한다는 게 대외활동을 확대한다는 뜻으로 봐야 하느냐. 아니면 대통령실이 김 여사 메시지 관리에 나선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김 여사 봉사활동과 관련해 홍보수석실 차원에서는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거의 전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혼모나 장애아동 그리고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가 자연재해로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지속적으로 비공개 봉사활동을 통해서 관심을 표명하고 시간을 함께 나누는 것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을 대외활동으로 하기보다는 김 여사 본인의 의지와 뜻이기 때문에 저희가 이것은 계속 지켜보고, 또 필요시에 기자 문의가 있으면 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