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중독증을 앓고 있는 아내가 또 술을 마시자 ‘귀신 들렸다’며 쌍절곤 등으로 폭행하고 폭행 장면을 8살 딸에게 휴대전화로 촬영하게 한 40대 남성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18일 창원지법 형사4단독 강희경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아동학대치료강의 수강, 3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자신의 주거지 안방에서 알몸으로 누워있던 아내 B씨를 폭행해 늑골 골절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폭행 과정에서 플라스틱 소재 쌍절곤과 믹서기 유리 용기 등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7년경부터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던 아내 B씨가 약 한 달간 알코올의존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해 놓고도 다시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아내의 몸에 귀신이 들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특히 딸 C양(8세)에게 이 같은 폭행 장면을 지켜보게 하면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C양에게 건네주고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지시해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도 받았다.
강 부장판사는 “범행의 내용, 수범 등에 비춰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그 방법은 대단히 잘못됐지만 그 경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공소제기 이후 피해자 B씨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평소 피해자 C양을 학대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오히려 피해자의 양육에 노력을 기울여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