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 주주들은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의무 이행 계획을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했다. 하이브가 BTS 멤버들의 순차적 군 입대 계획을 밝히고 첫 거래일인 18일 주가를 5% 가까이 끌어올렸다.
하이브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11만5000원)보다 4.78%(5500원) 상승한 12만500원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12만4000원까지 치솟아 7.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BTS의 군 입대는 하이브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국회 국정감사에서 언급될 만큼 사회적 논의만 반복되면서 하이브의 성장성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도 인식됐다.
하이브의 이날 주가 상승은 같은 날 오전 5시 마감된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흐름을 따라간 국내 증권시장의 반등 분위기와 더불어 BTS의 입대를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한 주주들과 시장 참여자들의 매수세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에 대한 기업 보고서에서 “주가 변동성을 불러온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하이브가 펼쳐온 전략의 성과가 주가의 열쇠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브 자회사 빅히트뮤직은 지난 17일 “진이 이달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병무청의 입영 절차를 따를 예정”이라며 “다른 멤버도 각자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BTS 맏형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고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돼 있다. 결국 입영 연기를 취소했다. 다른 멤버들도 연령에 따라 순차적으로 입대할 계획이다. BTS의 ‘완전체’ 활동은 2025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병역법에서 3주 기초군사훈련으로 병역의무를 대체하는 예술·체육요원은 대통령령으로 지정된 관련 분야 특기를 가진 경우에 해당하지만, 대중문화인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세계적 인기에서 관련 업계 종사자를 배제한 병역법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빚어졌다.
이종석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월 3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받으면서 BTS의 병역특례 여부는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