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올빼미’가 다음달 23일 개봉한다.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올빼미’는 낮에는 앞이 안 보이지만 밤에는 희미하게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18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인조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은 “살다 살다 왕 역할을 해본다. 기분이 좋다”며 “그간 계속 도망다니거나 땅에서 구르는 역할을 했는데 곤룡포를 입고 있으니 마음가짐도 달라지더라.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인조는 소현세자의 죽음 이후 정체 불명의 두려움과 광기에 휩싸이게 되는 인물이다.
영화는 ‘왕의 남자’ 조감독 출신 안태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안 감독은 “관객들이 그 시대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때 스릴과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증에 충실했고, 현실적인 미술과 의상을 보여드리려 했다”면서 “기존 사극에 많이 나오던 장면들을 없애고 현대적인 스릴러를 만들어보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해진이 하는 왕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류준열은 맹인 침술사 경수 역을 맡았다. 경수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위험에 빠지는 역할이다. 류준열은 “주맹증을 표현하는 데 참고할 만한 자료가 거의 없었다”며 “주맹증을 가진 분들을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생활을 영화적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돌이켰다.
비운의 소현세자 역을 맡은 김성철은 이번에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김성철은 “세자는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8년 간 볼모로 잡혀 간 인물이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끌려가서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해 봤다”며 “조선을 좀 더 나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진취적인 인물이라는 역사적 사실에서 연기의 많은 부분을 가져오려고 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조성하, 박명훈, 안은진, 조윤서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배우들이 출연해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영화 ‘사도’ ‘독전’의 김태경 촬영감독과 심현섭 의상감독, ‘기생충’ ‘옥자’ ‘관상’의 이하준 미술감독이 참여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