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은 18일 취임식에서 “3년 안에는 한국시리즈에서 한번 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금 내게 가장 많이 붙는 단어가 ‘초보 감독’이다. 코치 경험도, 지도자 연수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2023시즌이 시작되면, 지금의 평가를 ‘준비된 감독’으로 바꾸겠다. 모두가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나는 자신이 없었다면 이 도전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과 기자회견에서 “올해보다 훨씬 더 좋은 경기는 약속드릴 수 있다. 순위는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은 보여줄 수 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좋은 성적, 후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 3년 안에는 한국시리즈에서 한번 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두산과 3년 계약을 맺었다. 처음 사령탑에 오른 감독으로는 최대 규모인 총 18억원(계약금 3억·연봉 5억)에 사인했다.
이 감독은 감독 롤 모델에 대한 질문에는 “롤 모델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23년간 수많은 감독님 모셨다. 장점도 있었고 제 개인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런 부분은 아닌 거 같다는 면도 있었다”며 “선수 때 본 장점들을 잘 뽑아서 이승엽 감독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 감독은 등 번호 77번에 대해 “제가 7자를 좋아한다. 언젠가 지도자가 되면 77번을 달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로서 활약했던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와 박진만 삼성 감독을 향해서는 “삼성 라이온즈 팬들의 큰 사랑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가슴 속에 갖고 있겠다”며 “이제 상대로 만나게 됐는데 친구보다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 구단의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세밀한 수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두산을 다 강하게 만들고 싶다. 팀 방어율은 4.4점 정도, 팀 타율도 2할 5푼 정도로 알고 있다”며 “제일 문제점이 실책이다. 실책 117개로 알고 있는데 실책이 많으면 경기 향방이 갑자기 바뀐다. 조금 더 단단한 야구, 실수를 하지 않는 야구로 예전 두산베어스처럼 활기찬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취임사에서 말한 3가지 야구 철학과 관련해 “현역 시절 홈런 타자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선수 이승엽은 기본에 충실했다. 디테일은 일본 야구를 경험하면서 그 철학이 강해졌다”며 “선수 시절 맞붙었던 두산은 탄탄한 기본기와 디테일로 상대를 압박한 팀이었다. ‘허슬두’ 컬러를 다시 구축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가을야구, 더 나아가 ‘V7(7번째 우승)’도 그 토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또 ‘팬’을 강조하며 “그라운드 안에서는 팬들에게 감동을, 그라운드 밖에서는 팬들에게 다가가는 ‘팬 퍼스트 두산’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