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식회사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가 이어졌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주무장관으로서 국민에게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장관은 이날 대전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한 긴급 현황 보고를 했다.
이 장관은 “카카오 등 부가 통신 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진다면 우리가 경험했듯이 국민 불편을 넘어 경제 사회 활동이 마비되는 만큼 이번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함께 중요한 부가통신 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제도적·기술적 방안들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 등 서비스 장애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린 점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이 장관을 향해 “국민적 재난에 가까운 큰 피해를 보았는데 주무장관으로서 국민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부터 하셔야지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인사말이 어디 있느냐”고 질책했다.
정 위원장은 이 장관에게 “아무리 교수 출신이고, 정무 감각이 떨어지고, 국민 공감 능력이 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며 “오늘 여기서 사과하는 것은 정식으로 공식적으로 국민께 사과하는 자리니 기회를 드리겠다”고 거듭 재사과를 요구했다.
이 장관은 머쓱한 웃음을 지은 뒤 “이번 부가 통신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국민께서 큰 불편을 겪으셨다"며 “주무장관으로서 국민에게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다시 사과했다.
여야 과방위원들은 이번 먹통 사태와 관련한 질의를 이어갔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피해보상 대상자에서 무료 서비스 가입자는 제외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통신 사업자가 개인 정보와 데이터를 이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수입을 추가했는데 무료 서비스 가입자라고 보상 문제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화재, 천재지변, 전쟁까지도 예상해서 새로운 콘셉트, 새로운 관점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달라져야 한다”며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재난관리 기본 대상에 부가 통신사도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 한 회사가 전체 독점하는 것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