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南시설 ‘고성항횟집’ 철거… 통일부 “유감”

입력 2022-10-18 11:32 수정 2022-10-18 12:5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0월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해금강호텔 앞에서 남측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 같은 달 23일 보도한 사진이다. 해금강호텔은 지난 3월 철거된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인 ‘고성항횟집’을 철거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통일부는 “우리 측 시설을 무단으로 철거하는 동향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VOA는 미국 민간위성기업 플래닛랩스의 자료를 분석한 뒤 “지난달 중순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고성항횟집이 해체돼 콘크리트 잔해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위성사진에서 지난 8월 27일만 해도 보였던 건물의 갈색 지붕이 지난달 1일부터 해체되기 시작했다. 같은 지점에서 지난 17일 흔적은 완전히 사라졌다.

고성항횟집은 우리 기업 현대아산의 소유다. 고성항의 옛 통행검사사무소 건물을 개보수해 2003년 12월 개업한 요식업소다. 북한 개선무역총회사가 직접 공급하는 활어를 금강산 관광객들에게 제공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8일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인 ‘고성항횟집’을 철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VOA가 미국 민간 위성 기업 플래닛랩스의 지난 8월 27일(왼쪽)과 지난 17일(오른쪽) 비교한 위성사진에서 고성항횟집의 갈색 지붕이 사라졌다. VOA 홈페이지(플래닛랩스 캡처)

고성항횟집을 포함한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은 2008년부터 운영이 중단됐다. 그해 7월 우리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에 따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지난 3월 현대아산 소유 해금강호텔, 4월 아난티 골프리조트를 해체했다. 우리 정부는 고성항횟집과 더불어 온정각, 금강산문화회관, 구룡빌리지 등의 철거 동향도 파악하고 있다. 금강펜션타운을 포함한 일부 시설은 철거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만난 기자들에게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측 재산에 대한 철거 행위는 명백한 남북 합의 위반”이라며 “북한은 지금이라도 일방적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