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전 아동 성범죄를 저질러 신상공개와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 아니었던 전과자가 20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뒤 또다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7일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7일 50대 남성 A씨를 성폭행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상해)과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6일 A씨를 기소했다.
A씨는 지난달 15일 새벽 지인이었던 피해자 B씨를 자기 집으로 불러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B씨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범행 이후 지속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한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취업을 위해 국가기관에서 인증한 자격증 이수 교육을 받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피해자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27년 전인 1996년 9살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강간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당시 피해 아동의 부모와 합의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집행유예 기간이던 1999년 음주운전 중 30대 여성을 치고 살해한 후 유기한 혐의(살인·사체 유기·사체 오욕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복역해 지난해 9월 출소했다.
A씨는 신상 공개와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가 되지 않았다. 성범죄자 신상 공개 제도가 도입된 2006년, 전자발찌법이 시행된 2008년 이전에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에 피해자와 주변인들은 A씨의 범죄 전력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