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다음달 30일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고 전직원 400여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최근 4년 넘게 적자가 누적된 데다 매각마저 불발되자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기로 했다.
17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푸르밀은 이날 신동환 대표이사 명의로 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업 종료 사실을 알리며 정리해고를 통지했다. 푸르밀은 이메일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했다.
푸르밀은 LG생활건강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설비 노후 등의 이유로 최종 무산됐다. 푸르밀은 전국 대리점에도 영업 종료 사실을 전했다. 전주와 대구 공장은 다음달 25일 최종 생산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푸르밀은 1978년 4월 설립된 롯데우유에서 시작했다.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면서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인수했다. 2009년엔 사명을 롯데우유에서 푸르밀로 바꿨다.
신 회장의 차남인 신 대표가 2018년 취임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들었으나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8년 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한 뒤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지난해 123억원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점차 커지며 사업 종료에 이르게 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