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되면 간다”던 BTS 약속 지켰다…30년 ‘롱런’ 채비

입력 2022-10-18 00:07 수정 2022-10-18 00:07
방탄소년단이 지난 3월 서울 잠실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BTS PERMISSION TO DANCE - SEOUL'에서 열창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7일 맏형 진을 시작으로 입대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하면서 향후 그룹의 활동 및 완전체 컴백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각자의 입대 계획에 따라 컴백 시기는 달라질 수 있지만 완전체 복귀에는 3년가량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빅히트뮤직은 17일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당사와 멤버들은 대략 2025년에는 완전체 활동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면서도 “현시점에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공지했다.

맏형 진은 입영 연기를 취소하고 입영통지서가 나오는 대로 현역 입대할 예정이다.

연기 취소원을 제출하면 통상적으로 3개월 안에 입영통지서가 나오게 된다. 이에 따라 진의 입대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쯤에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 입대 후 다음 해 상반기까지는 일부 BTS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다.

구체적인 입대 일정이 공개되지는 않았고 다른 멤버들이 언제 입대할지 여부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1997년생인 막내 정국이 2020년 이뤄졌던 병역법 개정 혜택을 보지 않는다면 학업 등으로 29세인 2026년까지만 입대를 미룰 수 있다.

정국이 입대를 최대한 미룰 경우 완전체 활동은 2028년에야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멤버들이 2025년 완전체 활동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정국의 입대 시점도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육군 복무 기간이 18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멤버들이 2023년 안에 모두 육군으로 입대할 경우 늦어도 2025년 하반기에는 완전체 컴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BTS(방탄소년단)이 서울 용산 하이브에서 위촉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공백 기간에는 각 멤버들의 솔로 음악 활동이 이어지게 된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는 주주서한을 통해 “단기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일부 (BTS)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주주들의 우려에 대해 “우리는 이런 상황이 언젠가는 찾아올 것에 대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오고 있었다”며 “사전에 준비한 다양한 콘텐츠로 방탄소년단이 팬 분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7월 멤버 제이홉의 ‘모어(MORE)’를 시작으로 공식 솔로 활동을 개시했다. 조만간 진의 솔로 싱글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진은 솔로 싱글을 발표한 후 입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 “병역은 의무”…슈가 “때 되면 알아서 갈 것”

BTS의 병역 특례 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 등에서 갑론을박이 많았지만 그간 BTS 멤버들은 입대하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진은 지난 2020년 2월 정규 4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멤버 슈가는 지난 2020년 5월 솔로 믹스테이프(비정규음반)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의 가사를 통해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들 갈 테니까 우리 이름 팔아먹으면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 XX들 싸그리 다 닥치길’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총괄(CCO)은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멤버들은 그간 ‘국가 부름에 응하겠다’고 밝혀왔는데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도 “최근 몇 년간 병역 제도가 변하고 있고 (적용)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아티스트가 힘들어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지난 10월 15일 부산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무대 모습. 하이브 제공

BTS 팬덤 ‘아미’들 사이에서는 ‘멤버들이 입대하겠다는 뜻을 번복한 적이 없는데 정치권 등이 논란을 부추긴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앞으로 30년 더 가야죠” 장수 그룹 의지

병역 특례 문제를 놓고 사회적으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엇갈리는 상황이 멤버들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간 정치권에서 BTS 병역 특례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2030 남성들을 중심으로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진이 올해 연말까지 보장된 입대 연기를 자체 철회하는 식으로 입대를 결정한 것은 앞서 사회에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오랜 기간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격적인 병역 이행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지민은 지난 15일 부산콘서트에서 “여러분과 만든 추억들이 정말 셀 수도 없이 많다”며 “앞으로 30년, 40년 더 가야죠”라며 ‘롱런’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RM도 같은 날 “방탄소년단 7명의 마음이 같고 여러분들이 저희를 믿어주신다면 저희에게 어떤 일이 생겨도 이겨 나가고 행복하게 공연하고 음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