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박항서 매직’ 열풍을 일으켰던 박항서 감독이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베트남축구협회(VFF)는 17일 박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박 감독은 내년 1월 31일까지만 대표팀을 맡게 된다.
VFF는 “박 감독은 책임감이 강하고 프로페셔널한 지도자였다”며 “지난 5년간 베트남 축구를 헌신해준 박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계약은 끝났지만 앞으로도 박 감독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소속사인 디제이매니지먼트를 통해 “베트남 축구대표팀과의 지난 5년은 제 축구 인생에서 단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며 “결과가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선수들과 협회 그리고 베트남 국민께서 무한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오랫동안 제 임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믿을 수 없고 행복했던 5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을 동시에 잡은 이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며 ‘박항서 열풍’을 일으켰다. 2018년 아세안축구연맹 챔피언십(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이뤄냈고, 2019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8강이라는 성적을 냈다.
2022년엔 베트남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까지 이끌었다. 특히 최종예선에서 중국을 3대 1로 꺾는 결과를 만들어내며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불렸다.
박 감독은 오는 12월 20일 열리는 2022 스즈키컵까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끈 뒤 감독직을 내려놓을 전망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