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봄날이 간다’에서 이영애는 유지태에게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말을 던진다. 현재까지도 ‘작업 멘트’로 회자되는 이 대사는 라면이 그만큼 남녀 모두에게 친숙한 음식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이 옥상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아있다. ‘황해’에서는 ‘먹방계 1인자’로 불리는 하정우가 추운 겨울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등극한 ‘기생충’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는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처럼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먹방’ 장면으로 등장해 관객들의 눈길을 끄는 라면은 단연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꼽힌다.
‘한 끼 식사’나 해장용, 간식 등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라면은 언제 어떻게 제일 많이 소비될까.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2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라면’에 따르면 한국인의 라면 취식 빈도는 주 평균 1.7회였다. 지난해 라면 제품 구매 경험이 있는 15~65세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성별로는 남성이 주 1.8회, 여성은 1.5회였다.
남성의 경우 20대와 50대가 각각 2.0회로 가장 많이 먹었다. 여성은 30대와 40대가 각각 1.6회로 가장 많이 섭취했다.
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 시점은 점심시간이다. 취식 시점(복수 응답)은 점심 식사가 58.2%로 가장 많았고 저녁 식사(43.2%), 간식 대용(26.8%), 상황에 따라 다름(20.0%), 심야 시간(19.4%), 아침 식사(10.8%) 등 순이었다.
라면 주요 구매 채널은 대형마트가 36.6%로 1위였다. 동네 소형슈퍼(15.6%), 편의점(8.4%), 대형마트 온라인몰(8.0%), 온라인 쇼핑몰(6.8%) 등 순이었다.
국내 라면 소매시장 규모는 2조원 정도로 농심이 49.5%로 절반을 차지했다. 오뚜기 26.4%, 삼양식품 10.2%, 팔도 8.2%, 풀무원 0.8%, CJ제일제당 0.5%, 기타 4.4% 등 순이었다.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은 신라면이 16.9%로 1위였다. 이어 진라면(9.5%), 짜파게티(7.5%), 팔도(5.8%), 육개장사발면(4.8%) 등으로 이어졌다.
현재 출시된 라면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5점 척도 기준에 평균 3.9점이며 여성이 3.95점으로 남성(3.85점)보다 높았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8000억원을 웃돌며 전년보다 11.7% 늘었다. 2015년 이후 매년 역대 최대 수출액 기록을 경신 중이다.
국가별 수출액은 중국이 22.2%로 가장 크고 이어 미국(12.0%), 일본(9.7%), 대만(4.7%), 태국(4.4%), 필리핀(4.2%), 말레이시아(4.1%), 호주(3.1%), 인도네시아(1.7%) 등 순이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