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80)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어드바이저(감독 고문)가 50년 넘는 야구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50년 넘게 야구 코치, 감독으로 살았다. 이제 그라운드를 떠날 시간”이라며 “오늘 오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구단 회장께 ‘5년 동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제는 정말 작별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16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김성근 감독 고문과 재계약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 고문이 먼저 “이젠 떠나겠다”고 퇴진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53년 동안 걸어온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만류하는 구단 관계자도 있었다. 오사다하루 회장은 ‘내년에도 같이 갑시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이미 올 시즌 중에 ‘이제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어제(15일) 우리 팀 일정이 끝났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많은 분께 인사드렸다”고 전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사령탑 중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경기(2651경기)에 나서 다승 2위(1388승)에 오른 김성근 감독 고문은 2018년부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일했다. 2018년과 2019년 소프트뱅크 2, 3군을 오가며 코치진과 선수를 가르친 김 감독 고문은 2020년과 2021년에는 1군에서 생활했다.
김 감독 고문은 “나이가 들어도 세상 곳곳에 배울 것이 많다. 나도 지난 5년 동안 소프트뱅크에서 일하며 많이 배웠다”며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소프트뱅크는 1승 4패로 일본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김성근 감독 고문은 한국 야구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남긴 명장이다.
왼손 투수였던 김성근 감독 고문은 재일교포 출신으로 한국야구에서 ‘비주류’로 분류됐다. 선수 시절부터 숱한 고난을 극복한 그는 1969년 마산상고 사령탑에 오르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기업은행, 충암고, 신일고를 거친 그는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OB 베어스 투수코치로 프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건 1984년 OB에서다. 이후 그는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LG 트윈스를 이끌었다. 2002년 시즌 종료 후 LG와 결별한 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머린스 순회코치로 일한 그는 200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사령탑으로 부임해 그해 프로 첫 우승을 일궜다. 2011년 8월 경질될 때까지 SK에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2012년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창단 감독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성근 감독 고문은 2015년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부임했고, 2017년 5월 한화를 떠나 다음 해 일본 리그로 향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