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그룹 블랙핑크가 4년 만에 서울에서 팬들과 만났다.
지난달 16일 정규 2집 ‘본 핑크’로 돌아온 블랙핑크는 컴백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K팝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15, 16일 이틀에 걸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블랙핑크 월드 투어 [본 핑크] 서울’ 공연을 열었다. 이틀간 2만여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코로나19 상황이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스탠딩석은 없애고 전부 관객석으로만 꾸렸다.
공연 이튿날인 16일 오후 4시30분, 체조경기장 주변엔 블랙핑크의 팬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오랜만에 블랙핑크를 만난다는 기대감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공연 시간인 5시보다 다소 일찍 도착해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찍었다. 머리를 핑크색으로 물들이거나 핑크색 옷을 입은 채 팬심을 표현하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이날 세트리스트는 총 23곡으로 구성됐다. 메가 히트곡 ‘하우 유 라이크 댓’과 함께 공연이 시작되자 팬들의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외국인 팬들은 블랙핑크의 무대를 보며 함께 흥겨워했다. ‘휘파람’ ‘불장난’ ‘뚜두뚜두’ ‘붐바야’ 등 히트곡 무대가 줄줄이 이어졌다. 블랙핑크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안정적인 라이브로 무대를 완벽히 소화했다. 중간에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질렀다.
멤버들은 T자형 돌출무대로 나와 팬과 소통했다. “오늘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공연을 같이 즐겨 달라”고도 당부하며 호응을 끌어냈다. 신곡인 ‘핑크 베놈’ 무대가 이어질 때는 공연장 천장에 설치된 무대 조명에서 다크핑크빛 레이저가 뿜어져 나왔다. 지켜보던 팬들은 화려한 무대 장치에 놀라 감탄했다. ‘셧 다운’ 무대의 막이 오를 땐 많은 팬이 자리에서 일어나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멤버 각자의 개성을 담은 개별 무대는 이번 공연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였다. 지수는 카밀라 카베요의 ‘라이어’로 정열적인 라틴 분위기의 무대를 보여줬다. 로제는 ‘하드 투 러브’와 ‘온 더 그라운드’를, 리사는 ‘라리사’와 ‘머니’를 열창했다. ‘라리사’ 도중 리사는 폴댄스 실력을 뽐냈다.
제니는 팬들을 위한 깜짝 선물 같은 무대를 준비했다. ‘본 핑크’의 미공개 수록곡으로 독무대를 꾸몄다. ‘문라이트’(달빛)를 배경으로 발레를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름다운 무대에 감명받은 관객들은 “제니!”를 외쳤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블랙핑크는 전세계 블링크(팬덤명)를 만나기 위한 월드 투어 여정에 오른다.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지로 향한다. 역대 K팝 걸그룹으로는 최대 규모인 1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다. 북미 공연은 오는 25, 26일 댈러스를 시작으로 휴스턴 애틀랜타 해밀턴 시카고 뉴어크 LA 등 총 7개 도시에서 14회에 걸쳐 열린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