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후 경기도 의정부시 내 갱생시설에서 거주할 것으로 알려진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54)의 출소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6일 의정부 지역사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근식이 16년 전 저지른 추가 성범죄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가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되고 있지만, 의정부시장과 시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김근식의 의정부 이송 저지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지난 15일부터 김근식이 입주 예정인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앞에 ‘현장 시장실’을 마련하고, 인근 도로를 폐쇄하는 긴급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김근식의 의정부 이송을 막기 위한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의정부시민들은 결의대회를 열고 김근식 입소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정부시의회 주최 의정부시주민자치회, 의정부시통장협의회 주관으로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김근식 의정부 갱생시설 입소 철회 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김근식이 입주가 예정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의 반경 1㎞ 이내에는 초·중·고교가 7곳이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장애인시설 등 보호의 손길이 필요한 시설이 23곳이나 자리하고 있어 재범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의정부시어린이집연합회 등도 참여하면서 1000여명이 넘는 의정부 시민들이 모여 ‘전과 22범 성폭행범 김근식은 물러나라’ ‘법무부는 김근식의 입소를 철회하라’ ‘법무부의 갱신시설은 의정부를 떠나라’ 등을 외치며 김근식의 입주 반대 의견을 전했다.
김근식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인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시행 전인 2006년 형량이 확정돼 약물치료를 받지 않았고, 성폭력 사범 심리치료 프로그램에서 가장 높은 심화 과정을 총 300시간 이수하고도 재범 위험성이 남아있다고 평가돼 추가 과정까지 이수해 재범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이처럼 의정부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져가는 가운데 김근식이 2006년 당시 13세 미만이던 피해자 A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재구속 가능성이 생기면서 시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A씨는 언론을 통해 김근식의 과거 연쇄 성범죄 사실을 접하고, 2020년 12월 인천 계양경찰서에 김근식으로부터 과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 후 지난해 7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김근식이 여러 차례 이감되면서 사건 역시 해남지청 등으로 이첩됐다가 안양교도소를 관할하는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지난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당국은 사건 당시 피해자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공소시효의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저녁께, 늦어도 17일 새벽에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김근식은 구치소에 수감돼 추가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는다. 만약 김근식이 출소한 이후 구속 영장이 발부된다면 김근식은 의정부 소재 법무부 산하 갱생시설로 이동했다가 다시 수감 시설에 머물러야 한다.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김근식은 17일 오전 5시쯤 교도소에서 나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로 향할 예정이다.
김근식은 2000년 강간치상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2006년 5월 출소한 뒤 16일 만에 또다시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다. 2006년 5~9월 인천 서구와 계양구를 비롯해 경기 고양·시흥·파주시 일대에서 미성년 여학생 11명을 연이어 성폭행해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