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2’ 사토 신스케 감독 “일본 넘어 글로벌 공략해나갈 것”

입력 2022-10-16 16:36
'킹덤2: 아득한 대지로'에서 주인공 신이 검을 쥐고 싸울 태세를 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500년 동안 전쟁이 지속된 춘추전국시대,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눈빛만큼은 비장한 청년이 있다. 노비의 신분으로 ‘천하대장군’이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혼돈의 전장에 뛰어든 신(야마자키 켄토). 그의 파란만장한 성장기의 두 번째 챕터가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일본 ‘장르물의 귀재’ 사토 신스케 감독이 연출한 영화 ‘킹덤2: 아득한 대지로’는 11월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본에서 누적 6400만부를 기록한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2020년(국내 기준) 첫편이 개봉한 후 2년 만에 2편이 돌아왔다. 전작에서는 신이 옥좌를 빼앗긴 어린 왕을 도와 왕궁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번에는 전장에 처음 출전한 신이 거침없이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토 신스케 감독이 '킹덤2: 아득한 대지로'의 포스터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놀미디어 제공

신스케 감독은 애니메이션 실사판의 대가로도 불린다.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 ‘아이 엠 어 히어로’ ‘데스노트’ ‘블리치’ ‘도서관 전쟁’ 등 실사화와 더불어 그만의 독특한 장르 세계관을 형성해왔다. 지난 12일 화상으로 신스케 감독을 만났다. 그는 전날 부산국제영화제 야외극장에서 ‘킹덤2’를 한국 관객에 선보이고 무대 인사를 했다. “관객들이 즐겁게 봐 준 것 같아요. 밤이라 날씨는 추웠지만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어요.”

‘아득한 대지로’라는 부제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드넓은 평원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의미하고, 알 수 없는 미래로 나아가는 신의 상황을 뜻하기도 한다. ‘킹덤’ 시리즈는 엑스트라만 700명일만큼 스케일이 거대하다. 만화를 영화로 만드는 작업이 어렵진 않았을까. 그는 “나도 원작에 빠져서 영화를 하게 된 팬 중에 한명”이라며 “팬들이 기대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 기대치를 더 뛰어넘어서 팬이 보고 놀랄만한 걸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편에선 기마대가 등장하면서 신경 쓸 부분이 늘었다. 신스케 감독은 “일본 말은 촬영에 쓸 수 있는 수가 제한돼있어 15마리, 중국에선 100마리로 촬영했다. 일본에서 이렇게 많은 말을 써서 영화를 찍은 감독은 처음일 것”이라며 웃었다.

'킹덤2: 아득한 대지로'의 등장인물 하료초, 영정, 신(왼쪽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감독으로서 그가 본 ‘킹덤’의 매력은 전술에 있었다. 그 다음 수가 궁금해지는 치열한 전략 싸움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그냥 단순히 전쟁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섬세한 전략을 펼치잖아요. 그래서 (‘킹덤’은) 일반 직장인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었어요.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는 저렇게 하겠지’ 이런 전략 싸움이 재밌었죠.”

신스케 감독은 ‘킹덤’ 시리즈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점점 세계관을 확장해가고 싶어요. 일본이 아닌 곳에 보여줘도 재밌다고 생각이 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죠. 한국 드라마, 영화도 세계 곳곳으로 뻗어가잖아요. 저도 그런 부분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고 싶어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급성장한 지금이 글로벌 진출의 기회를 잡을 적기라고 봤다. 2020년 넷플릭스를 통해 시즌1이 공개된 그의 연출작 ‘아리스 인 보더랜드’는 최근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신스케 감독은 “예전 작품들도 해외에서 보는 사람이 생기고 있다. 작은 리소스라도 만들면 국경을 넘어 ‘킹덤’의 신처럼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합작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한국은 가까운 나라여서 프로듀서의 왕래가 잦고 이야기 진행이 빠른 편이니 앞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같이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