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에 반사이익 누린 라인·우티

입력 2022-10-16 11:30 수정 2022-10-16 13:42

카카오톡, 카카오T 등 카카오 그룹 주요 서비스 먹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쟁사인 라인과 우티 등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오전 11시 기준 애플 앱스토어 무료앱 인기차트 1위엔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이 랭크됐다. 전날 오후엔 인기차트 7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수직상승한 것이다.

앱스토어 인기차트가 24시간 이내의 다운로드 건수를 반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다운로드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2억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이지만 한국에서만 유독 카카오톡에 밀렸었다.

미국 자동차 공유 플랫폼 우버(Uber)와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인 중개택시앱 인 우티(UT)도 무료앱 인기차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티는 장애로 서비스가 중단된 카카오택시를 대신 이용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맵을 대신할 네이버지도와 티맵도 순위권에 랭크됐다.

우티(UT)는 이날 오후 택시기사들에게 “현재 타 택시호출 서비스 오류로 우티앱으로 택시 호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금 바로 우티앱에 접속해 오후 5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이어지는 피크타임 인센티브 프로모션 혜택도 누려보라”는 내용의 홍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전날 네이버 모바일 버전 검색창 하단에도 ‘긴급한 연락이 필요할 때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사용하세요’라는 홍보 문구를 노출하기도 했다. 이를 클릭하면 네이버에서 ‘라인 메신저’를 검색했을 때 표시되는 다운로드 링크 등이 담긴 화면으로 이동한다.

그동안 네이버가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라인 광고를 잘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카카오톡의 장애를 틈타 경쟁 상품 홍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날 오후 6시에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을 앞두고 메신저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많아질 것을 기대하고 광고를 했다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33분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해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포털사이트 다음, 네이버 일부 서비스, SK그룹 관계사 서비스 등에 접속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