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린스턴신학교 이사회(이사장 마이클 피치)는 제8대 총장으로 조너선 리 월턴 박사를 선임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린스턴신학교 사상 첫 흑인 총장이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월턴 박사는 2019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 살렘에 위치한 웨이크 포레스트대 신학대학원에서 종교와 사회 분야 학장직을 맡고 있다. 그 이전에는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에서는 기독교 윤리 플러머 교수, 하버드대기념교회 퓨시 목사로도 섬겼다.
사회 윤리학을 전공한 월턴 박사는 복음주의 기독교, 대중 매체 및 정치 문화의 교차점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두 권의 책을 저술해 ‘이것을 보라! 흑인 텔레비전 복음전도의 윤리와 미학’(Watch This! The Ethics and Aesthetics of Black Televangelism 2009)과 ‘사랑의 렌즈: 우리 세상을 위한 성경 읽기’(A Lens of Love: Reading the Bible in Its World for Our World, 2018)를 펴냈다. 그는 다양한 학술지와 책, 잡지를 비롯해 뉴욕타임스 CNN 타임매거진 PBS 등 언론에도 통찰력 있는 글을 기고해왔다.
월턴 박사는 모어하우스대(정치학, BA)를 졸업 후 프린스턴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Div.)와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침례교 목사이기도 하다.
크레이그 반스 프린스턴신학교 총장은 월턴 박사에 대해 “그를 차기 총장으로 선임한 것은 영감을 받은 선택이다. 그는 설교 학문 그리고 우리 신앙에 대한 공개 증언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동문이자 이사회 일원으로서 그는 오랫동안 우리 개혁주의 유산에 대한 헌신과 성령의 신선한 바람에 의해 항상 개혁되기 위한 헌신을 보여 왔다. 나는 월턴 박사가 우리 지역 사회의 사명을 구축하고 변화하는 교회, 학문 및 예수 그리스도의 글로벌 사역에 대한 봉사의 다음 장으로 담대하게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프린스턴신학교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총장으로 선임한 것은 최근 미국 대학가에서 확산되고 있는 인종 차별 역사에 대한 반성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프린스턴신학교는 과거사 연구 위원회를 조직해 대학과 관련한 역사를 연구해왔다. 이에 따라 흑인연구소 설립을 비롯해 흑인 석좌교수를 임명하기도 했으며 신입생을 위한 ‘라이프 투게더’라는 과목도 개설해 인종 감수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월엔 프린스턴대 두 번째 교수였던 새뮤얼 밀러를 기념해 1834년 건립된 ‘밀러 채플’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 복음주의 신학교인 풀러신학교도 앞서 지난달 20일 첫 흑인 총장인 데이비드 이매뉴얼 고틀리 박사를 선임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