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이송 반드시 저지”…반발 강도 높인 의정부시

입력 2022-10-16 01:10 수정 2022-10-16 01:18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15일 김근식 출소 후 입소가 예정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앞에서 입소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박재구 기자

출소 후 경기도 의정부시 내 갱생시설에서 거주할 것으로 알려진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54)의 출소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사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지난 15일 김근식이 입주 예정인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인근 도로를 폐쇄하는 ‘입석로 통행차단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이곳 앞에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는 등 김근식의 의정부 갱생시설 이송 저지를 위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다행히 검찰이 16년 전 김근식의 추가 성범죄 혐의를 밝혀내며 구속영장을 청구해 김근식의 출소 전 재구속의 가능성이 생겼지만, 김근식의 재구속이 확정될 때까지 시민들의 불안감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출소 예정인 김근식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16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김근식은 2000년 강간치상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2006년 5월 출소한 뒤 16일 만에 또다시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다. 2006년 5~9월 짧은 기간 경기도와 인천 일대에서 미성년 여학생 11명을 연이어 성폭행해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의정부시 버들개초등학교 학부모회와 학생들이 지난 15일 김근식 출소 후 입소가 예정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앞에서 입소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SNS 캡처

김근식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인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시행 전인 2006년 형량이 확정돼 약물치료를 받지 않았다. 흔히 화학적 거세라고 불리는 성 충동 약물치료 제도는 2011년부터 시작된 후 지금까지 50여건이 넘게 집행됐고, 치료를 받은 사람 중 재범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근식 본인이 동의하면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김근식은 약물치료를 거절해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식은 수감 중 심리치료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재범 위험성이 높게 나온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은 재범에 대한 불안감에 떨고 있다.

김근식은 수감 중 성폭력 사범 심리치료 프로그램에서 가장 높은 심화 과정을 총 300시간 이수했지만, 재범 위험성이 남아있다고 평가돼 추가 과정까지 이수했다. 전문가들은 김근식이 성도착적인 성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윤정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르는 아동을 반복적으로 선택(범행)하는 경우에는 재범 위험성이 굉장히 높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15일 오후 김근식 출소 후 입소가 예정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앞에서 지역 정치인 등과 촛불을 들고 입소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SNS 캡처

특히 김근식이 거주할 의정부 내 갱생시설 인근에는 중고차매매단지, 차량 공업소, 법원 경매 차량보관소 등이 다수 밀집돼 도주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근식이 활동하는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안에 충분히 차량을 절도해 도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주장이다.

중고차매매단지에서는 판매를 위해 차량에 열쇠를 놓고 운영하는 곳도 있어 차량 절도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김근식이 차량을 절도해 도주할 경우 의정부시뿐만 아니라 바로 인접한 양주시 등 다른 지역도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동근 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근식의 살 터로 내놓으려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반경 1㎞ 이내에는 초·중·고교가 7곳이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장애인 시설 등 보호 어린 손길이 필요한 시설이 23곳이나 자리하고 있다”면서 “24시간 밀착 감시하니 걱정 놓으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언제는 제도가 미비해서 범죄가 벌어지던가”라고 지적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15일 김근식 출소 후 입소가 예정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앞에서 입소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SNS 캡처

이어 그는 “김근식을 의정부에 입소토록 지정한 것을 당장 철회하고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사는 지금 즉시 의정부를 떠나라”고 경고하면서 “법무부가 이대로 우리 시민의 안전을 무시한다면 도로 폐쇄를 포함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정부어린이집연합회, 의정부시주민자치회, 의정부시통장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김근식 의정부 갱생시설 입소 철회 촉구 결의대회’가 16일 오후 3시30분 의정부시청 앞에서 열린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이들 단체 외에도 1000여명 넘는 의정부시민이 모여 ‘김근식 의정부 입소 반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근식은 2006년 5~9월 인천 서구와 계양구를 비롯해 경기 고양·시흥·파주시 일대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15년을 복역하고 17일 출소할 예정이다. 16일 오후 3시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리는 김근식의 추가 성범죄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발부될 경우 김근식은 구치소에 수감돼 추가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는다. 그러나 영장 발부가 안될 경우 17일 오전 5시 교도소에서 나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로 향할 예정이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