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에큐메니컬과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교파를 떠나 서로 교제하는 자리가 한국에서 마련됐다. 세계기독교포럼(GCF) 아시아 지역대회가 14일부터 4일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서울파르나스와 강동구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에서 열리고 있다.
GCF는 1998년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전 세계 기독교인의 통합을 추구하며 만든 단체다. 세계복음주의협의회(WEA) 오순절세계협의회(PWF) 로마가톨릭 등 진보와 보수 계열을 가리지 않고 회원으로 받아 연합과 일치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 지역대회를 통해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던 모임이 3년 만에 재개됐으며 2024년에는 가나 아크라에서 제4회 GCF 글로벌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올해 명성교회가 호스트를 맡은 아시아 지역대회에는 카즐리 에사무아 GCF 사무총장, 윌리엄 윌슨 세계오순절협회 총재 등 전 세계 회원 5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이순창 총회장,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정익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증경총회장, 장상 전 WCC 아시아 회장 등 교단을 초월한 지도자들이 초청받아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에사무아 사무총장은 “한국교회는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 기독교의 중심이다. 한국교회 기도의 힘과 강력한 영적 운동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한국의 전통적인 토속 신앙과 충돌 없이 공존하고 있지만 오히려 교회끼리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앞으로 교회 구성원들이 다툼 없이 서로 평화롭고 세계교회 형제자매들과도 화합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세션에서 지나 줄로 코든콘웰신학교 세계기독교연구센터 대표는 “현재 기독교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파는 상대적으로 에큐메니컬에 포함되지 않은 오순절 교회와 복음주의권”이라며 이들과의 신앙 공유와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주섭 세계선교협의회 총무는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연합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세계교회는 종교 간 대화에서 종교 간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참석자들은 소그룹으로 모여 각자가 만난 하나님을 나누고 간증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소속은 달라도 그들의 삶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은 한 분이었다.
GCF는 마지막 날 세계 기독교인의 역할과 교류의 의미를 담은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하나 목사는 “전 세계 기독교인이 주 안에서 형제자매로 하나가 되는 장이 열리고 이를 섬길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