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에서 샤워를 하던 여성이 창밖에서 인기척을 느껴 CCTV 영상을 확인했더니 한 남성이 담벼락에 올라타 있었다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15일 온라인에 따르면 피해 여성인 A씨는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일주일 만에 집에 왔는데 잠이 안 온다”며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놨다.
단독주택 1층에 거주한다는 A씨는 지난 4일 밤 10시30분쯤 아이와 함께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다. 습기 때문에 늘 화장실 창문을 열어놓는데, 혹시 맞은편에서 보일까 봐 창틀에 섬유유연제를 가림막 삼아 올려놨다고 그는 설명했다.
A씨의 집은 1층이지만 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높이여서 키가 2m 넘지 않는 이상 밖에서 보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는 빨래도 함께 하기 위해 세탁기에 섬유유연제를 넣으려 몸을 일으켰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고 한다.
A씨는 “방충망이 좀 뜯어진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 이상했지만 바람 때문인 줄 알았다”며 “전날 비가 많이 오기도 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다시 샤워하던 A씨는 창틀에 놔둔 치약을 꺼내려고 일어났다가 또다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찝찝한 마음에 창문을 닫고 샤워를 마쳤다. 한참 뒤 아이를 재우고 나서 건물 바깥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A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 남성이 담벼락에 올라서서 창문 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A씨는 “어떤 남자가 담벼락에 올라서서 창문을 통해 보고 있었다”며 “자기 얼굴이 나오지 않도록 치밀하게 CCTV 각도도 꺾어놨더라”고 주장했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럼에도 불안한 마음이 계속 들어 가족 집에서 머무르다 돌아왔다고 했다.
A씨는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술 취해서 그랬다고 했다더라. 술 핑계 대면 용납되는 이 세상이 미친 듯하다”며 “담벼락은 잘 걸어 다니던데 진짜 취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집에서 잠을 못 자겠다. 불면증이 생겼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나”라며 “편해야 할 우리 집이 불편해졌다. 계속 CCTV를 확인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 남자 한두 번 해본 게 아닌 것 같다” “CCTV 돌려놓은 거 소름이다”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슷한 일을 당한 적 있다는 한 네티즌은 “잡아도 방법이 없다. 창문 안으로 손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주거침입죄가 성립 안 되더라. 벌금 딱지 끊어주듯 5만원 처분이 끝이었다”고 씁쓸해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