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잔 3년, 착하면 30년 행복?” 은행 이벤트 논란

입력 2022-10-14 16:57 수정 2022-10-14 19:37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어떤 남자가 이혼 사유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안에 아내는 없고, 남자만 두 사람 있었습니다.’”
“여자의 흰 피부는 백 한 가지 결점을 감춘답니다. 여성들이여, 피부에 집중하세요.”

KB국민은행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KB스타뱅킹’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성차별적 문구가 다수 포함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4일 국민은행 이벤트 ‘포춘쿠키 서비스’를 캡처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해당 이벤트에서 볼 수 있는 문구를 갈무리한 사진이 다수 포함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논란이 된 이미지 속 문구 외에도 “미인이란 처음 볼 때는 매우 좋으나 사흘만 계속 집안에서 상대하다 보면 생각이 바뀐답니다” “예쁜 여자를 만나면 3년, 착한 여자를 만나면 30년,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면 3대가 행복하답니다” 역시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초 이 이벤트는 국민은행 측에서 앱에 접속한 소비자에게 비금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됐다.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재미있는 응원 문구 등이 제공됐으나 최근들어 문제적 문구가 등장하고 비판 여론이 커지자 14일 급히 중단됐다.

국민은행 측은 해당 이벤트는 외주 계약 형태로, 국민은행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획돼 사전 검증에선 거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샘플링 이미지로 검수할 때에는 논란의 소지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검증된 업체라고 생각해 계약을 맺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게 돼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는 국내 포털 사이트 등에 지속적으로 별자리나 운세 등의 정보를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업체도 오래전부터 데이터를 축적해놓고 업데이트를 미처 하지 못한 채 활용하다 보니 과거에는 덜 문제시됐던 것들이 나온 것 같다”며 “해당 업체와는 계약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식재산권 문제로 표본밖에 받아볼 수 없었다”며 “논란을 다 거를 수 없는 업체와는 앞으로 서비스 계약을 맺지 않는 방침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시대착오적이다”, “굳이 이런 문구를 넣은 게 이해 안 된다”며 해당 이벤트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주거래은행이 국민은행인데 너무한다” “국민은행 해지해야겠네”, “회사가 저렇게 구태의연하고 낡아빠졌으니 파견 간 직원들이 한 명도 안 돌아왔지” 등 이벤트를 진행한 국민은행을 향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박성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