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더 오르나…환율 탓 수입물가 다시 상승

입력 2022-10-14 15:51
유가 하락에도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 반등


원·달러 환율 상승의 여파로 지난달 수입물가가 석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54.38로, 전월 대비 3.3% 올랐다. 1년 전보다는 24.1% 뛰었다. 수입물가지수는 유가 하락에 힘입어 7월과 8월에는 각각 전월 대비 2.6%, 0.9% 하락했었지만, 석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9월에도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광산품이나 컴퓨터·전자기기·광학기기 등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으로 수입되는 석윳값을 보여주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평균 가격은 8월 96.63달러에서 지난달 90.95달러로 5.9% 떨어졌지만, 원·달러 환율은 8월 1318.44원에서 지난달 1391.59원으로 올랐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4% 하락했다. 사실상 환율이 수입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는 데다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를 돌파한 만큼 물가 상승세는 오히려 더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수입물가 상승은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통화 긴축 등 불확실성이 높아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