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만드는 제주 숨골 “현황 지도부터 만들어야”

입력 2022-10-14 15:50

지하수를 만드는 제주지역 숨골에 대해 현황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은 14일 열린 ‘제주의 환경자산 숨골 보전·관리를 위한 세미나 및 토론회’에서 “제주에 300여개 숨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위치를 모른다”며 이렇게 밝혔다.

숨골은 용암류가 지하로 흘러들어 용암동굴을 형성한 직후 천장이 붕괴돼 천장창이 만들어지면서 주로 형성된다.

지표수가 지하로 직접 들어가는 물 구멍이기 때문에 지하수를 함양하는 통로이면서 지표 오염물질도 동시에 유입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숨골 아래에는 용암동굴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어 제주의 지질 자원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정확한 조사가 요구된다.

강 소장은 “최근 숨골에 대한 특별취재에 참여했는데 숨골은 지하수보전지구 1등급으로 지정돼 있는데도 관련 연구 기록이나 데이터가 없어 마을에 가서 물어보며 취재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숨골은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실태조사가 시급하다”며 “현황이 파악되면 화산지질학적 조사 연구를 통해 숨골이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소장은 이 자리에서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저류지 공사 예정지 인근에 동굴 존재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은 저류지로 예정된 농지 한가운데에서 발견된 가로 3m, 세로 5m 크기의 숨골을 근거로 했다.

강 소장은 “나시리 오름에서 유출된 용암류가 지하로 침투되는 것으로 보아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난산리는 제2공항 예정 부지 중 한 곳이다. 앞선 조사에선 서귀포시 온평리·신산리·난산리 일대에 122개 숨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