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온 세상에 성령의 바람이 불어야 합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성령의 바람이 불어와 절망에 처한 모든 사람이 다시 성령의 역사로 살아나게 해달라고, 전쟁을 겪는 우크라이나에 성령의 바람이 불어 전쟁이 종식되도록, 그리고 북한 땅에도 성령의 바람이 불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이렇게 외치자, 잔디 위에 형형색색의 종이 모자를 쓰고 앉은 2만여명의 사람들이 저마다 손을 들고 기도했다. 일대가 마치 하나의 물결처럼 일렁였다.
북한과 불과 수십여㎞ 떨어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평화누리공원. 전 세계 140여개국에서 모인 오순절 교단 지도자들과 성도 2만여명이 14일 이곳에 마련된 야외무대에 모여 한반도 평화를 놓고 함께 기도했다. 오순절세계협의회(PWF)가 이날 연 ‘한반도평화와 다음세대 부흥을 위한 DMZ 기도 대성회’(DMZ 기도 대성회)에서다. DMZ 기도 대성회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개막한 제26차 세계오순절대회(Pentecostal World Conference·PWC)의 하이라이트 행사다.
앞서 북한은 전날 심야 시간부터 이날 새벽까지 군용기 위협 비행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9·19 군사합의 위반이 명백한 포병 사격을 잇달아 감행했다. 일촉즉발의 팽팽한 군사적 위기감 속에서 기도의 불꽃으로 평화를 간구한 것이다.
PWC 대표대회장을 맡은 이 목사는 ‘불어오는 성령의 바람’이란 제목의 특별메시지에서 “우리는 언제나 지금도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며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경은 성령 안에서 우리가 하나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기도하면 나뉘었던 대한민국의 남과 북이 언젠가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 될 것”이라며 “주 안에서 서로 용서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자”고 덧붙였다.
이 목사에 앞서 연달아 강단에 올라 메시지를 전한 각국 PWF 소속 목회자들은 한목소리로 “성령으로 충만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성도가 한마음으로 기도할 때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선포했다.
러셀 에반스 호주 플래닛쉐이커스교회 목사는 “지금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령님의 불이 임하고 하나님의 역사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성경 속 엘리야 선지자의 기도처럼 소나기 같은 은혜가 이 땅에 부어지길 기도하자”고 권면했다.
미국의 유명 예언사역자 신디 제이콥스가 “주님께서는 성령의 파도가 이 땅과 우리 시대에 몰려오고 있다고 말씀하신다”며 “하나님께서는 북한 땅에서 핍박받는 성도들의 기도와 한국교회의 기도를 듣고 계신다. 우리가 기도할 때 성령의 역사가 이 자리에 임할 것”이라고 외치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월리엄 윌슨 PWF 총재가 청중을 향해 “오늘 예수님 이름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있을 것을 믿는다. 오늘 한반도에 통일이 임하리라 믿는다. 오늘 다음세대에 위대한 오순절 부흥이 있으리라 믿는다”고 외쳤다. 이어 함께 기도하자는 그의 제안에 기도회 참석자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세계평화’ ‘북한 복음화’ ‘한반도 평화 통일’ ‘다음세대 부흥’ ‘소외된 이웃’ 등을 놓고 기도했다.
‘전 세계 오순절교회 올림픽’이라 불리는 PWC에는 140여개국 PWC 목회자들과 성도 5000여명이 내한했다.
이들은 이날까지 열린 PWC 기간 대회 주제 ‘다음 세대의 오순절 부흥(Pentecostal Revival in the Next Generation)’ 아래 팬데믹 이후 오순절교회의 미래를 모색하고 다음세대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
파주=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