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우리의 종말은…” 졸리, 이혼후 보낸 슬픈 편지

입력 2022-10-14 07:48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왼쪽)와 브래드 피트가 2016년 6월 한 행사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47)가 전 남편 브래드 피트(58)에게 이혼 이후 보냈던 절절한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엔터테인먼트 투나잇’(ET!)에 따르면 해당 이메일 내용은 피트가 2021년 1월 프랑스 와이너리 ‘샤토 미라발’ 지분을 매각한 졸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후 졸리 측이 법원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이 편지는 재산 분할을 둘러싼 두 사람의 법정 공방에서 중요 증거 자료로 쓰일 전망이다.

졸리는 이메일에서 “감정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서면으로 작성했다”며 피트가 소유한 와인농장 지분 매각 결정을 통보했다.

그는 “이 와인농장은 쌍둥이 막내 녹스와 비비엔을 낳은 곳이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우리가 결혼한 곳이다. 또 우리가 함께 늙어갈 거라고 약속했던 곳이라, 지금도 울지 않고 이 메일을 쓰기가 힘들다”며 “10년 전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언급했다.

졸리는 이 와인농장의 의미가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와인농장은 우리 가족의 종말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술을 중심으로 사업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라며 피트의 알코올 남용 문제가 가족 해체의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앤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함께 소유했던 프랑스 와이너리 ‘샤토 미라발’. AP뉴시스

졸리는 “(지난 4년간) 수많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 나도 모르게 지출된 돈, 나와 상의하지 않은 결정들을 보았다. 사업을 공유하는데 관심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고, 우리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자라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을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당신이 술을 파는 모습에 마음이 흔들렸다. 무책임한 것이었고 아이들이 보지 말았으면 하는 모습이었다. 고통스러웠던 옛날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피트는 해당 와인농장에서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팔고 있다.

졸리는 “(피트의) 알코올 중독 행위가 우리 가족에게 그렇게 깊은 상처를 입혔는데 술 사업에 내가 관여할 수가 없다”며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사업을 매각하든지 아니면 당신이 내 지분을 모두 매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나를 얼마나 화나게 했는지 말로 하기도 힘들다. 나의 미라발(와인농장)은 2016년 9월에 죽었다”며 글을 마쳤다.

샤토 미라발은 졸리와 피트가 연인 관계였던 2008년 약 284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340억원)을 들여 공동 매입한 와이너리다. 2014년 8월 두 사람이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영화 시사회에 함께 참석한 앤젤리나 졸리와 자녀들. AP뉴시스

졸리는 해당 이메일을 피트에게 보낸 뒤 이곳 지분 절반을 러시아 사업가 유리 셰플러에게 매각했다. 피트가 졸리의 지분을 매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트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는 와이너리 지분을 팔지 않기로 합의했다면서 지난 2월 졸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졸리는 맞소송을 냈다. 졸리의 변호인단은 피트의 변호인과 와인농장 지분 매각에 대해 논의했지만 피트 측의 요구가 지나쳐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피트가 졸리에게 ‘자녀들에 대한 피트의 신체적·정서적인 학대에 관해 법정 밖에서 언급하지 않는 비밀 유지 계약에 서명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졸리와 피트는 10년 가까이 동거하다 2014년 결혼했다. 그러나 2016년 9월 자녀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심하게 다툰 후 파경을 맞았다.

당시 졸리는 “피트가 전용기에서 나와 아이들에게 술을 퍼붓고 때렸다”고 주장했다. 졸리의 진술을 담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피트는 졸리에게 자녀들을 ‘지나치게 존중한다’고 비난하며 소리를 질렀다. 이어 졸리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다가 어깨를 잡고 욕실 벽에 밀어붙였다. 자녀 중 한 명이 엄마를 도우려 하자 피트는 아이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랐고, 졸리는 이를 말리다가 등과 팔꿈치 등을 다쳤다. 피트는 다른 자녀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피트는 이런 졸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두 사람은 14~21세인 자녀 6명을 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