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디자인은 그대로,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끌린다

입력 2022-10-16 07:27

‘다이내믹 아일랜드’, 4800만 화소 카메라,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AOD). 이 3가지는 아이폰14 프로에서 지난해 아이폰13 프로와 달라진 점이다. 아이폰13 프로와 14 프로는 쌍둥이처럼 디자인이 닮아있다. 성능도 체감으로 별 차이가 없다. 여기에다 환율 때문에 한국에서 판매가격은 20만원 이상 비싸졌다. 이런 걸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아이폰 13 프로 사용자가 아이폰 14 프로로 건너갈 요인이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기능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쉽지 않다. 아이폰 14 프로 맥스를 일주일 가량 사용해봤다.


아이폰 14 프로 맥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다이내믹 아일랜드다. 펀치홀 디스플레이에 이름을 붙여 애플만의 독자적인 사용자 경험(UX)으로 녹여냈다. 작동하는 방식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앱을 실행하다 빠져나가면, 애니메이션 효과와 함께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필요한 정보가 표시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음악을 재생한 뒤에 다른 앱을 작동하기 위해 빠져나가면, 앨범 커버와 이퀄라이저 시각효과가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표시된다. 이 상태에서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길게 누르면 미니 플레이어가 실행된다. 시각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참신하다.

아직 애플이 직접 만든 앱이나 일부 앱에서만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앱이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쓰면 하나의 UX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기존 노치보다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위치가 살짝 아래에 있다. 이렇다 보니 동영상을 감상할 때 시네마틱스코프(2.35대1) 비율로 된 콘텐츠는 화면 끝부분이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걸쳐서 잘린다. 일부 앱에서는 다이내믹 아일랜드 위치 때문에 정보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애플이 7년 만에 화소를 끌어올린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는 화질보다 사용성 개선이 반갑다. 아이폰 14 프로 맥스에서 후면 카메라는 3개지만, 줌 기능은 4개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 0.5배, 1배, 3배 줌에다 2배 줌이 추가됐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최적화한 화각이다. 1배줌으로 찍은 뒤 이를 잘라내서 2배줌처럼 보이게 만드는 식이다. 화소수가 높아진 덕분에 잘라내도 화질 열화가 거의 없다.

4800만 화소 카메라도 기존처럼 1200만 화소로 저장된다. 4개의 픽셀을 묶어서 하나처럼 쓰는 ‘픽셀 비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4800만 화소를 온전히 경험하고 싶다면 ‘애플 프로로우’ 포맷으로 촬영하면 된다. 촬영할 때 모든 데이터를 담는 것으로 후보정에 자신이 있다면 해볼만 하다. 다만 프로로우로 찍으면 장당 용량이 100메가바이트(MB)를 훌쩍 넘어간다. 일반 촬영을 하면 2메가바이트 안팍임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다. 일반 사용자라면 아이폰이 알아서 보정해주고 용량까지 줄여준 사진을 얻는 쪽이 나아 보인다.


AOD(Always on Display)는 우려했던 것보단 배터리 소모가 적었다.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배터리 성능이 워낙 뛰어난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AOD를 활성화해도 배터리를 소모하는 속도가 갤럭시 스마트폰보다 더딘 느낌을 줬다. 특히 아이폰14 프로에 적용된 AOD는 시계, 일부 정보만 표시하는 갤럭시와 달리 잠금화면 자체를 어둡게 해 화면 전체를 다 활용한다. 애플은 화면주사율을 1Hz까지 낮춰 배터리 소모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