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이 3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에서 골 맛을 봤다.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는 손흥민의 멀티 골에 힘입어 승리를 거두고 조 1위로 올라섰다. ‘괴물’ 김민재가 후방을 지키는 SSC 나폴리(이탈리아)는 4경기 만에 UCL 16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UCL D조 4차전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물오른 경기력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장점으로 꼽히는 순간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과 양발 슈팅 능력이 모두 빛났다. 손흥민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20분 역습 상황에서 해리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특히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는 움직임이 일품이었다.
기세를 탄 손흥민은 팀이 2-1로 앞선 전반 36분 멀티 골을 기록했다.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의 크로스를 왼발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득점 이외에도 투타의 경고 누적 퇴장을 유도하며 토트넘의 수적 우세를 이끌었다. 프랑크푸르트는 후반 42분 파리데 알리두가 추격 골을 넣었지만 토트넘의 3대 2 승리로 끝났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2승(1무 1패)째를 수확하며 D조 선두로 올라섰다. 프랑크푸르트는 승점 4점에 그치며 조 최하위에 그쳤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포함 시즌 4·5골을 기록하게 됐다. UCL 무대에선 2019년 11월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전 멀티 골 이후 3년 만에 골을 터뜨리는 기쁨을 누렸다.
UEFA는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인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layer of the Match)’로 선정하면서 “두 골을 넣었고, 상대 골키퍼를 몰아붙였으며, 지칠 줄 모르고 달렸다”고 평가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인 9.1점을 부여했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멀티 골도 기쁘지만 팀에 승점 3점을 선물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아직 보여줄 것이 남았다. 앞으로 펼쳐질 인상적인 경기들을 팬들이 꼭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민재 영입 후 엄청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나폴리는 이탈리아 클럽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UCL 16강에 안착했다. 나폴리는 같은 날 이탈리아 나폴리의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경기에서 4대 2 승리를 거뒀다. 4연승을 질주한 나폴리는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나폴리는 조별리그 4경기에서 17점이나 폭발시키며, 조별리그 1~4차전 기준 이탈리아 클럽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1995-1996시즌 유벤투스가 기록한 14득점이다. 개막 후 공식전 13경기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는 UCL 최단 시간 해트트릭 기록을 경신했다. 후반 23분 교체 투입된 살라는 후반 30분 첫 골을 시작으로 6분 12초 동안 3골을 터뜨렸다. 종전 기록은 2011년 바페팀비 고미스가 기록한 8분이라고 한다. 살라의 해트트릭쇼에 힘입어 리버풀은 레인저스를 꺾고 3승 1패 승점 9점으로 조 2위에 올랐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