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해 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긴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현무-2C 탄도미사일 낙탄 사고에 이어 추가로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0시50분쯤 강릉에서 시행한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에서 한·미는 에이태큼스를 2발씩 총 4발 쐈다. 이때 한국이 발사한 2발 중 1발이 동해상 가상의 표적을 향해 비행하다가 소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군은 이 미사일이 가상 표적에 명중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나머지 1발과 주한미군의 에이태큼스 2발은 표적에 명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발사 당시 낸 보도자료에서 “에이태큼스를 동해상으로 발사해 가상 표적을 정밀타격하고,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전력의 대응능력을 현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 에이태큼스 한 발의 추적 신호가 끊겼던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군은 미사일 신호가 끊기기 전까지 정해진 궤도로 비행하고 있었고, 이 사격이 시험발사가 아닌 대응사격의 성격이었던 만큼 표적 명중 여부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에이태큼스의 신호가 끊기기 직전에는 마찬가지로 대응사격에 동원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비정상 비행 후 낙탄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앞서 4일 오후 11시쯤 강릉 제18전투비행단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예정된 동해 방향이 아닌 후방으로 비행해 비행단 내로 추락했다.
그런데 부대 안 골프장에 미사일이 낙탄됐다는 군 당국 설명과 달리 유류 저장고 한가운데 미사일 추진체가 떨어진 사실이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들의 12일 오후 현장점검으로 새롭게 드러났다. 현장점검 전까지 군 당국은 이와 관련해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낙탄 지점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는 군 장병 생활관과 교회 등이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군 당국이 낙탄 사고의 진상을 은폐했다며 철저한 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군 당국은 유류저장고에 추진체가 떨어진 건 맞지만 폭탄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해 폭발 위험은 없었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