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탄’ 이어 또… ‘에이태큼스’ 2발 중 1발 추적 끊겼다

입력 2022-10-13 08:42 수정 2022-10-13 10:15
지난 4일 저녁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비정상 비행 후 강릉 공군기지 내 떨어진 낙탄 사고가 발생한 현장이 발생 8일 만인 1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언론에 공개됐다. 이들은 지난 7일에도 사고 진상 조사를 위해 강릉비행단을 방문했으나 부대 출입이 허용되지 않아 현장 확인과 조사는 벌이지 못하고 주민 간담회만 했다. 연합뉴스

군이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해 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긴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현무-2C 탄도미사일 낙탄 사고에 이어 추가로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0시50분쯤 강릉에서 시행한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에서 한·미는 에이태큼스를 2발씩 총 4발 쐈다. 이때 한국이 발사한 2발 중 1발이 동해상 가상의 표적을 향해 비행하다가 소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군은 이 미사일이 가상 표적에 명중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나머지 1발과 주한미군의 에이태큼스 2발은 표적에 명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발사 당시 낸 보도자료에서 “에이태큼스를 동해상으로 발사해 가상 표적을 정밀타격하고,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전력의 대응능력을 현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 에이태큼스 한 발의 추적 신호가 끊겼던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군은 미사일 신호가 끊기기 전까지 정해진 궤도로 비행하고 있었고, 이 사격이 시험발사가 아닌 대응사격의 성격이었던 만큼 표적 명중 여부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4일 저녁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비정상 비행 후 강릉 공군기지 내 떨어진 사고와 관련, 밤사이 불길과 함께 큰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려 주민들이 '무슨 일이 일어난 게 아니냐'며 불안한 밤을 보냈다. 군은 연합 대응 사격에서 '현무-2' 탄도미사일도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 후 기지 내로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독자 이상현씨 제공)

에이태큼스의 신호가 끊기기 직전에는 마찬가지로 대응사격에 동원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비정상 비행 후 낙탄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앞서 4일 오후 11시쯤 강릉 제18전투비행단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예정된 동해 방향이 아닌 후방으로 비행해 비행단 내로 추락했다.

그런데 부대 안 골프장에 미사일이 낙탄됐다는 군 당국 설명과 달리 유류 저장고 한가운데 미사일 추진체가 떨어진 사실이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들의 12일 오후 현장점검으로 새롭게 드러났다. 현장점검 전까지 군 당국은 이와 관련해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낙탄 지점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는 군 장병 생활관과 교회 등이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군 당국이 낙탄 사고의 진상을 은폐했다며 철저한 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군 당국은 유류저장고에 추진체가 떨어진 건 맞지만 폭탄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해 폭발 위험은 없었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