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 주요 경제권 통화 가치를 끌어내린 ‘강달러’를 어떻게 판단할까.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달러화 강세에 대해 “국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 의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시장에서 결정되는 달러 가치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달러화의 흐름은 다른 (국가의) 정책 기조에 따른 논리적 결과”라고 평가했다.
달러 가치 상승이 신흥국의 채무 상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에 대해 옐런 장관은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적절한 정책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화는 올해 주요 경제권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몸값을 높였다. 올해 초 달러당 120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미 1400원대로 뛰어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0.3원이나 하락하고도 1424.9원으로 여전히 높은 가격에 교환되고 있다.
유로, 엔(일본), 파운드(영국), 캐나다달러, 크로나(스웨덴), 스위스프랑의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30분 현재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 집계에서 113.259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이미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런 달러화 강세를 이끈 건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이다. 연준은 지난달까지 3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3.00~3.25%다.
옐런 장관은 이날 “달러가 안전자산인 만큼 불확실한 시기에 안전한 미국 시장으로 자본이 유입된다”고도 말했다. 다른 국가와 환율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옐런 장관의 CNBC 인터뷰 발언을 인용한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옐런 장관의 이날 발언으로 달러화 강세가 더 힘을 받을 것이라고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