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코로나 지원 제안했다가…“신경 쓰지마” 거절당해

입력 2022-10-12 17:03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적십자사가 국제적십자연맹을 통해 북한에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제안했으나 “알아서 잘 관리하고 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북측으로부터 거절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남북의 긴장이 높을수록 적십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나’는 전혜숙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신 회장은 북한에서 코로나 발열 환자가 많이 발생했을 때, 방역을 지원하겠다는 공문을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보냈지만 북측에서 ‘우리는 잘 관리하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인도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하면 가장 싫어한다”면서 북측은 인도주의 지원이란 말을 쓰지 말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또 이 같은 태도를 고려해 공문을 우리가 직접 북측에 보내지 않고 국제적십자연맹을 통해서 보낸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적십자사가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했는데 전혀 진행되질 않았고, 화상회의도 추진했지만 그런 것들도 거부됐다”며 “적십자로서는 굉장히 답답한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신 회장은 통일을 바란다면 남북한 어린이 등 국민의 건강이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동서독은 통일되기 15년 전 보건의료협정을 통해서 의료진이 마음대로 오갔다. 여야가 합의해 이런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주면 남과 북의 강대강 국면이 조금 누그러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