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한은, 초유의 5연속 인상

입력 2022-10-12 09:52 수정 2022-10-12 10:5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에서 3.0%로 0.5% 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두 번째다. 한은이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 기준금리 시대를 맞게 됐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 중반에서 쉽게 꺾이지 않는 데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1% 포인트 가까이 벌어져 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압력까지 커지자 금통위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내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전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여전히 5%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미국도 국내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결국 지난달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에 따라 한국(2.50%)과 미국의 기준금리(3.00∼3.25%)는 약 한 달 만에 다시 역전된 바 있다.

지난 7월 연준이 두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약 2년반 만에 한국(2.25%)을 앞질렀다가 8월 25일 한은의 0.25% 포인트 인상으로 같아졌지만, 격차가 0.75% 포인트로 또 벌어졌다.

한은은 당장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빅스텝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지만 이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은 또 다른 고민거리다. 기준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면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체감 경기도 나빠져 소비·투자 등 실물경기가 뚜렷하게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앞서 6월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다. 물가가 올랐을 때 우리 경기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봐야 한다”면서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고민을 내비쳤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