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빅스텝’ 유력…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

입력 2022-10-12 09:09 수정 2022-10-12 10:46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2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2.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소비자물가와 원·달러 환율 오름세, 1% 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7월에 이어 다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빅스텝이 이뤄질 경우 기준금리는 3.00%가 된다. 기준금리가 3%대가 된 건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한은이 4월, 5월, 7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인상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시장과 전문가들이 이처럼 이례적인 기준금리 줄인상과 역대 두 번째 빅스텝에 무게를 두는 것은 무엇보다 물가상승 압력이 아직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환율·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도 빅스텝 전망의 중요한 근거다.

현재 한국(2.50%)과 미국(3.00∼3.2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최대 0.75% 포인트인데, 금통위가 만약 이날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인상)만 밟고, 11월 초 연준이 다시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두 나라의 금리 차이가 1.25% 포인트로 커진다. 이후 11월 말 금통위가 또 0.25% 포인트만 올릴 경우 연준이 12월 최소 빅스텝만 결정해도 격차는 1.50% 포인트에 이르게 된다.

1.50% 포인트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996년 6월∼2001년 3월 역전 당시)과 같은 수준이다. 이는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다는 뜻이다. 더구나 환율이 계속 뛰면 어렵게 정점을 통과 중인 인플레이션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인상하면,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00∼0.25% 포인트로 좁혀진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