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멸문지화 상상 못해… 돌아간다면 장관직 고사”

입력 2022-10-12 04:36 수정 2022-10-12 10:18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1일 유튜브 채널 '메디치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가불선진국' 출간 6개월 기념 Q&A 영상에서 "과거로 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까요?"라는 독자 질문에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관직을 고사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튜브 채널 '메디치미디어' 화면 캡처

“과거로 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까요?”(독자)
“장관직을 고사했을 것입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9년 장관 지명 이후 불거진 ‘조국 사태’에 대한 질문에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입장을 밝힌 영상이 11일 공개됐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탓에 집값이 폭등했다고 볼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단선적인 비난”이라며 “전 세계적 유동성 확대로 인한 필연적 결과”라고 했고, ‘최저임금 정책’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정책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복지·분배 정책과 어떻게 결합할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멸문지화의 상황 상상 못 했다”
조 전 장관의 저서 ‘가불 선진국’ 출판사 메디치미디어는 이날 유튜브에 조 전 장관이 독자 질문 7가지에 직접 답하는 형식의 12분48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책 출간 6개월을 기념해 만든 것이었다.

마지막 일곱 번째 질문은 “한 번은 꼭 여쭤보고 싶었다. 만약 2019년부터 벌어졌던 일을 되돌려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 모든 과정과 결과를 안다는 가정하에 똑같은 선택을 하실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조 전 장관은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관직을 고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와 제 가족이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이러한 형극의 길, 멸문지화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자책하고 자성하고 있다”고 했다.

‘文정부’ 부동산 실패에 “단선적 비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미국에 사는 한 독자는 ‘팬데믹 당시 미국 부동산도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정권이 교체될 정도로 국민이 분노하는 게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질문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서 그것 때문에 상승했다는 건 너무 단선적인 비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한국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데 이게 윤석열정부가 특정한 정책을 펼쳐서 이뤄진 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은 “문재인정부의 일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LH 직원의 투기 등이 국민의 마음속에 분노의 불길을 지른 건 사실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해지고 이게 문재인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여야가 조속히 합의해 집값을 안정화하는 정책에 합의하고 실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보수 정부도 최저임금 인상… 좌우 문제 아냐”
‘최저임금을 매년 올려야 하느냐. 복지나 주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문재인정부 첫해 최저임금을 인상해 많은 반발과 비판을 받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최저임금 정책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재인정부 이전 보수 정부에서도 최저임금을 꾸준히 인상해 왔다”고 답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최저임금과 복지 강화, 분배 정책 이런 것들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문재인정부 중반 이후로 재분배 정책을 본격적으로 강화했는데 코로나 위기로 우선순위가 밀린 게 참 아쉽다. 이제 코로나 위기는 사실상 종료했으니 복지 강화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 이건 정치적 진보나 보수,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메디치미디어는 이 영상을 올리면서 “정경심 교수의 형 집행정지 전에 사전 촬영 및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 아내인 정 전 교수는 지난 4일 형 집행정지를 받아 1개월간 석방됐다. 조 전 장관은 형 집행정지 결정 뒤 아내 치료와 딸에게 전념하겠다며 SNS 활동을 접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